유명한 법조인이 정치도 잘할까? 나경희 기자 대한민국 판사·검사·변호사 수를 모두 합치면 대략 4만명이다. 전체 인구 5100만여 명 중 약 0.07%다. 하지만 오는 5월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제22대 국회에서 법조계 출신 의원은 전체 300명 중 61명, 무려 20.3%에 달한다. 1만명 중 7명뿐인 ‘귀한’ 법조인이, 나라 전체의 민심을 골고루 대변해야 하는 집단에서는 5명 중 1명꼴로 흔해졌다.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제14대 국회 재적의원 299명 중 25명이 법조계 출신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8.4%인데, 이때 재일조선인 시인은 왜 4·3의 ‘승화’를 반대하나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일본 도쿄(4월20일)와 오사카(4월21일)에서 제주4·3 76주년 추도식이 열렸다. 올해 도쿄의 추도식은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의 강연과 현기영의 4·3 소설 〈순이 삼촌〉을 오페라로 창작한 ‘순이 삼촌’의 갈라 콘서트로 구성되었다. 그의 시 〈웃다〉 낭송으로 추도식이 시작됐다.‘기억에는 기억을 멀어지게 만드는/ 기억이 있다./ 긴 세월 동안 뒤섞이고 쌓여서/ 그 순간 순간이 또 다른 장면으로/ 변하기도 해서/ 잠들 수 없는 밤의 모처럼의 잠을/ 방해하고 만다./ 돌이켜보면 다시금 똑같은/ 쫓기다 숨던 공포에 떠는 꿈이다(〈웃다〉 선거 6일 전 여론조사 공표 금지, 이의 있습니다 [박성철의 ‘새 법 다오’] 박성철 (변호사)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하는 조항이 선거법에 있다. 선거일 6일 전부터 선거일 투표 마감 시각까지 금지한다. 언론인만 지켜야 하는 법은 아니다. 누구든지 적용 대상이 된다.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선거일을 앞두고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을 둔 까닭은 무엇일까. 흔히 밴드왜건 효과를 이유로 든다. 여론조사가 공정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졌더라도 결과가 알려지면 투표자들이 승산 높은 쪽으로 더 쏠리게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언더독 효과를 말하기도 한다. 불리한 편을 동정해 바보야, 문제는 여론조사가 아니야 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이번 총선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이 드십니까?” 총선 직전인 3월25~28일 실시한 MBC 패널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절반은 ‘분노(47%)’라고 답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로운 국회 구성원을 내 손으로 뽑는 희망적인 과정에서 느끼는 주요한 감정이 ‘분노’라니. 2년 전 대통령 선거의 주재료였던 ‘전례 없던 비호감’이 푹 고아져 상대 진영에 대한 ‘분노’로 찐득해진 걸까.175석, 108석, 그리고 12석. 누구의 의지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전선은 100석에서 형성됐고, 전선을 뚫지 못한 쪽 이란과 이스라엘 누가 전쟁을 원하는가 김영화 기자 “중동이 벼랑 끝에 있다. 전 세계가 더는 전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4월14일(현지 시각)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국 영사관을 공습받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드론과 미사일 300여 개를 이용해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감행한 다음 날이었다. 이스라엘은 드론과 미사일 99%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기로에 놓였다는 관측까지 나온다.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의 박현도 교수는 국내 이슬람·중동 인공지능과 민주주의가 만난다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AI 시대의 정치이론마티아스 리스 지음, 박성진 옮김, 그린비 펴냄“인공지능은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인가?”‘생성형 인공지능’이 출현한 이후 세상의 속도가 훨씬 빨라진 느낌이다. 인공지능은 예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으로 인간의 정신적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정치에도 끼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남긴 여러 데이터로 ‘나’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뒤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회적 대립을 고조시키는 내용이지만 격렬하게 재미있는 동영상들을 추천해 나의 정치 성향을 더욱 과격하게 만들어준다. 철학박 은이 솟구치는 산에서 중남미 사회의학으로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입춘, 경칩, 춘분이 지나도록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드디어 봄의 전령사가 도착했다. 백련사 동백도, 산동마을 산수유도, 화엄사 홍매화도 그 주인공이 아니었다.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황사와 미세먼지야말로 한반도에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정한 전령사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1등이었다는 그날, 거리에는 다시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넘쳐났다. 나도 오랜만에 서랍 속에서 KF 94 마스크를 하나 꺼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열린 한 행사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것이었다.포장지에는 커다랗게 ‘은나노’ ‘ “친절했던 이웃”, 적군파 3세대였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2월26일 독일 수도 베를린의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위치한 한 다세대 주택에서 니더작센주 범죄수사국과 베를린주 경찰이 긴급체포 작전을 벌였다. 좌파 테러단체 적군파(RAF)의 3세대 조직원 중 한 명인 다니엘라 클레테(65)를 체포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이 초인종을 누르자 혼자 있던 그는 자신을 클라우디아 이본이라고 신원을 밝혔다. 하지만 지문 조회를 통해 그가 다니엘라 클레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30년 넘게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테러리스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체포되었다.이웃의 증언에 따르면, 클레테는 18년 전부터 클 숙의 민주주의 끝에 다가온 존엄사의 길 파리∙이유경 통신원 3월1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조력사망법에 대한 계획을 밝혀 프랑스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법안에는 스스로 판단이 가능한 18세 이상 성인이 중단기 사망선고를 받고 만성통증이 있는 불치병에 걸린 경우 ‘조력 사망’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초 신청 이후 이틀간 재고 기간을 둔 뒤 의료진의 공동 합의를 거쳐 조력 사망을 승인하는 식이다. 의료진은 양심의 자유에 따라 조력 사망 절차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고, 환자는 절차 중 통증완화제 투여를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마 ‘틱톡 금지’ 2라운드, 엇갈린 바이든과 트럼프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최근 미국 연방 하원이 미국인 이용자가 무려 1억7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 후에 공화당 캐시 로저스 하원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법안은 적대국이 우리의 자유를 무기화하는 걸 용인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 법안은 틱톡을 강제로 매각하게 하거나 미국 앱스토어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찬성 365, 반대 65. 압도적 표차로 하원을 통과한 뒤 미국 내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미국 하원이 틱톡을 향해 규제의 칼 총선 전 ‘북풍’ 없었다, 이제 남북 충돌 막을 미래 비전 세워야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1919년 4월11일.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민주공화국’이 탄생한 날이다. 4월11일이 대한민국 민주공화국 생일인 셈이다. 이전에는 1인 군주가 통치하는 군주제의 역사였다. 1919년 4월11일, 비로소 주권의 소재가 군주에서 국민으로 옮겨왔다. 이날 독립운동가들은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다.군주주권에서 국민주권으로, 전제군주제에서 민주공화제로 첫걸음을 뗀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는 오늘날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 부동산 가격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신수현 (도시 데이터 분석가) 선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매주 혹은 매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선거 분석’이라는 말은 통상 여론조사와 그 결과에 대한 해석,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패널들의 정무적 발언과 스토리텔링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우리 동네’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동네의 선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우리 동네의 선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시사IN〉과 함께한 이번 분석을 통해 자산가격이라는 변수가 선거에 얼마나 세밀한 영향을 끼치는지 살 김종인, “국민의힘 총선 전략? ‘읍소’ 말고는 방법 없다”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윤석열 정부 ‘말로만’ 민생… 수준 높은 유권자 속일 수 없어”“한동훈, 운동권 청산에 이은 ‘이·조 심판’ 국민 생활과 관계 없는 이야기”“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모의고사 치르고도 배운 게 없는 국민의힘”“대파 값 문재인 때 더 비쌌다? 과거 얘기하면서 핑계 대봐야 의미 없어”“대통령만 쳐다보고 있다가 이제 와서 후회하는 국민의힘? 읍소 말고 ‘윤석열식’ 의대 증원, 정치의 빈곤을 드러내다 김연희 기자 3월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껑충 뛰었다.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2월 첫째 주 29%였던 긍정평가가 3월 첫째 주 39%로 올랐다. 이후 36%로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한 달 사이 10%포인트 반등은 분명 이례적인 현상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지지율 상승을 이끈 동력으로 지목된다. 같은 조사에서 긍정 평가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23%)’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여권 내부에서도 “윤석열 정부 스타일에 맞는 일”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거(875원)는 (대파) 한 뿌리 얘기.”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그거(875원)는 (대파) 한 뿌리 얘기.”윤석열 대통령의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발언에 대한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경기 수원정)의 해석. 3월25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나와 ‘대파 가격 논란’에 대해 대파 한 단이 아니라 한 뿌리라는 주장을 펼친 것. 논란이 일자 3월27일 그는 “사회자의 리드에 따라 언급한 것” “확인해보니 반짝 대박 세일이 맞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겨. “정부가 의붓아버지,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는 계모 같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26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한 발언 선거는 가장 민주적인 방법일까? [물리학자 김상욱의 ‘격물치지’]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격물치지(格物致知)’란 사물을 탐구하여 앎에 이른다는 의미다. 물리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해보려는 칼럼 제목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 같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첫걸음은, 당연하다고 믿는 것을 의심하고 그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이때 우리가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것은 물질적 증거다. 즉, 격물치지라는 말이다.첫 칼럼에서 선거가 민주적인 방법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곧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선거는 민주주의 그 자체다. 선거를 제외하고 대다수 국민이 정치권력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이 많지 않기 경제성장률 1.4%의 한국 경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이종태 기자 “한국은 끝났다.” 지난해 말, 일본의 한 매체(〈머니1〉)가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다. 한국 경제가 이미 전성기를 지났으며 퇴락만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기사는 “한국인들은 ‘중국의 경제발전이 끝났다’라고 한다지만, 당신들이 중국 걱정할 처지냐”라고 비웃는다. 혐한(嫌韓) 성향 매체라니까 ‘하던 짓’을 또 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완전한 헛소리일까? 한국 경제가 실제로 ‘장기 하향 추세’를 타고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한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은 1960년대 중반~1990년대 초반 사이에 매년 10%를 넘나들었다. 1997년 외환위 박광온, “탄핵은 공직자에 대한 징계, 금기시할 필요 없다”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하위 20% 결정 감당하기 어려워… 그러나 당의 결정 따르는 게 원칙적인 자세”“경선에서는 경쟁자지만 총선에서는 ‘원팀’… 김준혁 선대위 상임고문 자원해”“‘친명’과 ‘비명’ 같은 분류 더 이상 하지 말아야, 당에 절대 도움 되지 않아”“분위기로는 민주당이 과반 이상 가능, 투표율 높으면 민주당에 도움”“윤석열, 민주주의 쟁취하고 정착시킨 “나 몰래 영화 〈트루먼쇼〉를 찍는 줄 알았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한 달 동안 가끔 나 몰래 영화 〈트루먼쇼〉를 찍는 줄 알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19일 서울 강북을 선거구 경선이 끝난 후 페이스북에 소회를 밝혔다. “결론이 정해진 경선”이었다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라고도 밝혀. 민주당 공천 갈등의 처음과 끝이 된 강북을 공천에 대해 민주당의 퇴행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뒤따르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경선 득표율을 공개하며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라고 말했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3월1 윤석열 정부 ‘방통위·방심위’가 놓치고 있는 것 [세상에 이런 법이] 이혜온 (변호사) 미국 연방 대법원의 스칼리아 대법관과 긴즈버그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대표했다. 그들은 사회적 쟁점마다 치열하게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수십 년 동안 우정을 굳게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스칼리아의 반대 의견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발표한 내 판결문은 초안보다 훨씬 나았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우정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법을 해석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미국 헌법과 연방 대법원을 숭상하는 마음은 같다”라는, 서로에 대한 근본적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반론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