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공사업체와 대통령 부인의 관계는? 문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관저의 인테리어 공사 수의계약이 입찰공고부터 낙찰자 결정까지 불과 3시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인테리어 공사를 발주한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입찰공고명을 ‘대통령 관저 공사’로 쓰는 대신 ‘○○주택 인테리어 공사’로 다르게 표기했다. 공사 현장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가 아닌 세종특별자치시로 지정해 계약을 체결했다.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업체가 김건희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할 당시 전시를 후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시사IN〉이 조달청 나라장터를 확인한 결과, 행안부 정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정치권 우스갯소리 중에 이런 게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문제였고, 박근혜 정부는 너무 없어서 문제였다고. 4대강 사업부터 한식 세계화까지 이명박 정부가 벌인 일이야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박근혜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집권 2년 차에 세월호 참사를 맞으며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떨어졌지만, 교과서 국정화,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수사, 의료 민영화 등 집권 1년 차에 벌인 일이 만만치 않았다. 민영화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인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처음으로 민주노총 본부에 공권력을 검찰이 하면 로맨스 경찰이 하면 불륜? 김동인 기자 7월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마주 보고 위치한 경찰기념공원에 근조 화환 수십 개가 늘어섰다. ‘서울특별시경찰청 박 경감’ ‘경상남도경찰청 김 경위’ 같은 익명의 발신자들은 한목소리로 길 건너 경찰청에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22. 7. 23.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화환에 적힌 7월23일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총경급 경찰들의 긴급회의(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 날이다. 행정안전부(행안부)가 부처 내 경찰국을 신설하며 경찰에 대한 직할 통제권을 강화하기로 하자 경찰 조직은 크게 반발했다. 일선 경찰과 행안부 [기자들의 시선] ‘표적 방역’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임지영 기자 이 주의 용어‘과학 방역’에 이어 이번엔 ‘표적 방역’이다. 8월3일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께 일상을 돌려드리며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곳을 집중 관리하는 표적 방역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고 누적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어가는 가운데 꺼내든 단어다. 요양병원·시설 등의 방역 관리 강화와 4차 백신접종 확대 등을 그 내용으로 들어 ‘정치 방역’으로 규정했던 지난 정부의 조처와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 주의 인물8월2일 미국의 우리의 기사가 어떤 씨앗이 될 때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8월3일 밤 9시47분, 〈시사IN〉 팀장들의 단톡방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시사IN〉 독자 배춘환씨가 2013년 말에 〈시사IN〉 편집국으로 보낸 ‘크리스마스카드와 4만7000원’ 사진이 뉴스 화면에 띄워져 있었다. 정치권의 ‘노란봉투법’ 입법 움직임을 다룬 KBS 뉴스 화면을 캡처한 것이었다. 다음 날 오전에 다른 방송사 기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노란봉투법’ 기획기사를 준비 중인데, 관련 사진 제공을 요청했다. 그 기자는 ‘노란봉투’가 〈시사IN〉 독자의 편지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시사IN〉 제777호 기사(‘노란봉투법 “경찰권이 정말 강화됐다고 생각하는 경찰관은 없을 것”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경찰권이 정말 강화됐다고 생각하는 경찰관은 없을 겁니다.”경찰 출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2일 〈시사IN〉 유튜브 채널 ‘정치왜그래?’에 출연해 한 말. 황운하 의원은 “경찰 권한이 강화됐다고 하려면 경찰이 강제수사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차단함으로써 마음껏 방해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그럼에도 경찰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것은 찬성한다. 다만 민주적 통제 방식이 아닌 장관에 의한 통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의도적으로 고조되는 군사적 위협에 물러서지 않을 것.”차이잉 로봇 기자가 못하는 인간 기자 본연의 일 [미디어 리터러시] 오세욱(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툰스트룀(Thunström) 연구원은 〈HAL〉이라는 과학 저널에 “GPT-3가 자신에 대한 학술논문을 최소한의 사람 도움 없이도 작성할 수 있을까?”라는 논문을 제출했다. 자동으로 글을 써주는 언어 모델 중 하나인 ‘GPT-3’를 활용하여 학술논문을 작성한 결과에 대해 논의한 글이었다. GPT-3에게 “GPT-3에 대한 500단어 분량의 학술논문을 쓰고 과학적 근거와 인용을 그 내용에 포함시켜라”는 명령을 내린 뒤 GPT-3가 자동으로 생성해낸 내용에 대해 평가한 글이다.해당 논문에 따르면 GPT-3가 작성 능청스럽게 자기애를 노래하는 뮤지션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일을 오래 하면서 좀 더 알려지길 바랐던 뮤지션을 여럿 경험했다. 잘 알고 있다시피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팝 전문 프로그램이다. 그것도 시대를 막론하고 노래를 튼다. 딱 떨어지진 않지만 1·2부에는 주로 예전 곡, 3부는 게스트 출연, 4부에는 최신곡을 주로 방송한다.이미 오래된 곡들이야 당연히 괜찮다. 문제는 최신곡이다. 통계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팝을 듣는 비중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꽤 늘었다고 한다. 영어에 보다 능통한 세대라는 점이 작용한 덕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스트리밍 차트를 보 ‘인공관절 클럽’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밥 먹다가 울컥] 박찬일(셰프) 너무 인기가 좋아서 예약도 안 된다는 광주의 한 식당에 간 적이 있다. 왜 있잖은가. 반찬을 한 상에 다 놓을 수가 없어서 접시를 ‘이중 깔기’ 해주는 집. 이걸 수라상이라고 불렀더니 동행인이 그릇 수를 세고는 고개를 저었다.“36첩이네. 황제 상이다.”우리는 학교 다닐 때 수라상이 12첩이라고 배웠다. 아마도 조선 후기의 기록일 것이다. 수라상의 첩수는 시대에 따라 달랐다. 어쨌든 12첩을 기준으로 2000년대 한국의 한식집 상은 세 배쯤 나온다. 그 당시엔 임금도 마음껏 못 먹었을 인삼무침도, 얼음 넣은 물육회도, 통통한 샤인 “백정이여 단결하라” 목 놓아 외친 양반 김형민(SBS Biz PD) 백정(白丁)이라는 사회적 신분의 기원은 좀 복잡하다. 고려시대만 해도 일반적으로 농사짓는 백성들이라는 뜻으로 쓰인 이 단어는 조선시대 이후 소나 돼지 등 동물을 잡고 해체해서 파는 일을 포함해 특수한 천역(賤役)에 종사하는 사회적 신분의 뜻을 지니게 돼. 이를테면 유명한 백정 출신 도적 임꺽정은 버드나무로 생활 도구를 만들어 바치던 ‘고리백정’이었다지.백정 남자들은 장가를 들어도 상투를 틀지 못했고 부녀자는 결혼해도 비녀를 꽂지 못했다. 양반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는 농민들도 백정이라면 흰 눈부터 떴다. 성인이 된 백정도 상민(常民) 야구장 더그아웃에 전자기기를 허하라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한국야구학회 이사) 지금은 사라진 프로야구 경기장의 ‘풍물’이 있다. 더그아웃의 노트북 컴퓨터다. 2009년까지 구장 더그아웃에는 노트북 컴퓨터가 비치돼 있었다. 각 구단은 대략 2000년대 초반부터 더그아웃에 노트북 컴퓨터를 반입했다. 구단 기록원이 경기 기록을 입력하는 용도였다. 정리된 기록은 구단 기록 시스템에 통합돼 분석과 연봉 고과 자료로 활용된다. 그 이전에는 기록원이 수기로 기록지를 작성했고, 다시 전산시스템에 재입력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구단들은 나중에 노트북 컴퓨터 디스플레이 반대쪽 면에 광고를 부착해 수입도 올렸다. 경기 중계 화면 수학은 때로 살상무기가 된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작가) 허준이 교수가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받았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필즈상과 수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1936년 시작된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40세 미만 젊은 수학자들에게 수여하는데,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앞으로의 연구를 독려하기 위해 나이 제한을 두었다고 한다. 이번 수상자 중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 수학자 마리나 비아조프스카도 있다. 여성으로는 2014년 이란 출신 마리암 미르자하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비아조프스카는 “전쟁이 일어나자 수학을 비롯해 어떤 생각도 나지 않았다”라며 얼마 전 키이우 스위스 노인들이 요양원 대신 선택한 것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스페인에 사는 시어머니가 몇 달 전 스위스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가족이 다 함께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내 팔을 붙들고 걷던 시어머니가 일부러 속도를 늦추는 게 느껴졌다. 당신 아들과 손주들은 저만치 앞서가고 옆에 나만 남게 되자 시어머니가 말을 꺼냈다. “내가 너한테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었어. 네 남편한테 말해두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해서 너한테도 약속을 받아내려고 한다.” 심각한 분위기였다. 나는 귀를 쫑긋 세웠다. “나는 절대 요양원은 안 간다. 죽더라도 내 집에서 죽고 싶어. 반(半)송장들이 온종일 무표정한 얼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유의선 (2018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뉴스를 보지 않아도 알게 될 정도의 이슈에는 사실 확인보다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지를 먼저 결정하기도 한다. 〈시사IN〉을 읽는다는 것은 지난 한 주 동안 내가 뉴스를 편식하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는 일이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은 단편적인 사실만 듣고 빠르게 감정적으로 입장을 정했던 사안이었다. 뉴스 채널에서 패널들의 장황한 이야기를 들었으나 정리되지 않은 쟁점을 제776호(사진) 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대통령은 법과 원칙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에 이런 법이] 오지원 (변호사) A씨는 안전관리자도 없는 공사현장에 출장을 나가달라는 지시를 받고 일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숙련공으로 30년 가까이 현장에서 일해온 그는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편안한 여생을 보내리라 기대하고 더 열심히 일했는데 그 기대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아내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혼자서 걷지도 일어서지도 못하는 그를 보살펴야 하고, 아들은 휴일마다 아버지를 챙겨야 한다.산업재해는 A씨의 하반신뿐만 아니라 한 가족의 일상과 행복을 마비시켜버렸다. 그런데 사고에 법적책임이 있는 기업의 대응은 사고보다 발전기를 돌리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김용균, 김용균들권미정·림보·희음 지음, 오월의봄 펴냄“누구라도 그 일을 좋아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발전기에 석탄을 넣고 돌려야 전기가 만들어진다는 걸 몰랐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대한민국 어디에선가 24시간 내내 컨베이어벨트에 실려오는 석탄을 처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매일 쌀밥을 먹으면서도 어딘가 쌀나무에서 쌀이 주렁주렁 열리겠거니 생각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스물넷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는 쌀나무에서 쌀이 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추운 겨울밤에도 뒤척이지 않고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발전기 전 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 BTS 팬덤 ‘아미 액티비즘’ 김영화 기자 방탄소년단(BTS)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최근 천착한 주제 중 하나는 ‘왜 아미(Army·BTS 공식 팬클럽)들은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하는가’이다. 2020년 7월 미국 인종차별 반대 운동 ‘Black Lives Matter(BLM)’는 아미의 정치적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한 계기였다.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BLM 운동에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기부하자 아미가 이 행렬에 동참했다. 하루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우리는 흑인 아미를 사랑한다(#We Love Bl 데이터가 증언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코로나 빚’ 김동인 기자 서진영씨(가명·41) 부부는 초중고 동창이다. 전북 부안군에서 함께 나고 자랐다. 부안에서 맞벌이 직장 생활을 하던 서씨 부부는 2019년 아이를 갖기로 결심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기 위해 시간 활용이 보다 자유로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2019년 12월24일, 서씨 부부는 부안군 중심가인 부안읍 한편에 카페를 오픈했다. 대출과 양가 가족의 지원을 더해 1억원가량이 들었다.몇 달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됐다. 전북 지역은 비교적 뒤늦게 영향을 받았지만, 3차 대유행 때부터는 서씨 부부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를 피해 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