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일본 방송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방송 설비 특수가 엄청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카메라 등 영상 제작 장비의 국산화율은 고작 5%이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제품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종편 한 곳에서 1500억~2000억원, 보도채널은 500억원가량의 장비를 구비할 것으로 보인다. 거의 대부분의 업체에서 일본 제품을 구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일본 쇼·오락 프로그램의 한국 진출이다. 종편 업체들은 일본 쇼·오락 프로그램 수입과 15세 이상 관람 가능한 일본 드라마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방통위에서는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실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종편 사업에는 일본 방송자본도 참여했다. 〈중앙일보〉 종편에 테레비아사히가 3.08%, 〈매일경제〉 종편에 일본경제신문사가 1%를 투자했다.)

김승수 교수(전북대·신문방송학)는 “일본의 방송 장비를 사들여야 하고 드라마·영화·쇼·오락 프로그램이 수입될 것이다. 일본에 기술·방송·문화가 종속될 수 있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종편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보다 일본 오락 프로그램을 싸게 들여와 쉽게 시청률을 빼먹으려 할 것이다. 지분을 투자한 외국 언론사는 프로그램을 팔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한 셈이 된다. 종편에 외국 자본을 허용한 것은 정보·문화·시장을 한꺼번에 내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양 상임이사는 “언론사는 기자들이 정보 보고를 하고 사주들도 이를 받아본다. 외국인 주주들도 실시간으로 정보 보고를 볼 수 있으니 정보 주권의 심각한 침해 행위다”라고 덧붙였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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