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부동산 매매 시장이 활황을 되찾을 수밖에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드는 중요한 근거가 있다. 바로 오를 대로 오른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이다. 2009년 중반부터 전국 실질 주택전세가격 증가율은 매매가격 증가율을 추월해 지금까지 더 높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아래 그림). 매매가가 조금 오를 동안 전세가는 훌쩍 올라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전국 평균 63.9%, 서울 55.7%까지 차올랐다. 서울 성북·서대문·구로·관악구 등은 이미 60%를 넘었다. 이렇게 가격 차가 좁혀지면 결국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 수요로 전환하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그 전환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박재룡 연구전문위원은 지난해 12월 ‘전세·매매 가격의 비율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서울의 경우 전세·매매 가격의 비율이 60%가 되기 전까지는 매매 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다”라는 과거 통계치 분석 결과를 내놨다. 더한 전망도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3월 〈전월세 시장의 전망과 리스크〉 보고서에서 국민은행의 과거 전세가율 변동 현황을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서울 전세가격이 향후 2∼4년간 집값의 65∼77%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아 전문위원대우는 아예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증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지역별로 선행 혹은 후행 관계를 보이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뚜렷한 규칙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만약 다시 매매 수요가 높아지고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도 그것은 전세가격 상승 때문이 아니라 주택 공급 부족이나 정책 효과 등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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