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곽재식 지음
동아시아 펴냄

한국형 달 탐사선 다누리를 발사할 즈음에 관련 기사를 쓴 뒤로 가끔 다누리 특별 페이지에 들어가서 위치를 찾아본다(www.kari.re.kr/kplo). 10월2일 기준 다누리는 지금까지 170만㎞를 날았으며 앞으로 74일을 더 가야 달에 도착한다. 새카만 우주를 홀로 헤치며 달로 향하는 다누리를 떠올리면 어쩐지 내 마음도 차분해진다. 평소에는 그다지 쓸 일이 없었던 감각과 사고의 어느 부위가 간질거린다.

이 책은 다누리 발사를 앞두고 출판되었다. 대중과학 양서를 꾸준히 선보이는 ‘동아시아’ 출판사에서 이런 기회를 그냥 흘려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출판사가 찾아간 이는 SF 작가이자 공학자인 곽재식씨. ‘잡학 다식’뿐만 아니라 집필 속도로도 유명한 저자는 출판사의 기대를 뛰어넘어 두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책 한 권을 써냈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놀랍지만 내용의 방대함과 탄탄함에 두 번 놀란다. 단기간에 날림으로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하는 기우는 내려놓아도 좋다.

달은 지구가 탄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45억 년 전쯤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태초부터 밤하늘을 밝혀온 달은 ‘지구의 위성’이라는 과학적 실체를 넘어 풍부한 영감과 발견을 인류에게 안겼다. ‘달의 성’이라는 뜻을 가진 신라 시대 경주 월성부터, 달 표면의 충돌 구덩이인 크레이터, 달에 우주인을 보냈던 196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겼다.

과학자들은 우주선에 거울을 실어 보내 달 표면에 설치하게 했다. 그리고 지구에서 그 거울로 레이저를 쏘아 보냈다가 반사된 빛을 다시 받는 실험을 했다. 달은 지구로부터 40만㎞ 떨어져 있다. 빛이 달에 갔다 돌아오는 데 2.6초가 걸린다. 이 실험 과정에서 달이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숫자로 셈해보면 매년 4㎝ 정도라고 한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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