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통해 사회를 보는 것. 1월에 창간한 격월간 만화잡지 〈싱크(SYNC)〉는 인문만화교양지를 표방한다. 인문학을 ‘만화 문법’으로 풀어냈다. 싱크라는 이름은 중의적이다. 만화와 사회학, 인문학을 동기화한다(synchronize)는 뜻이기도 하고, 만화를 통해 생각한다(think)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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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에는 4·19 혁명을 조명한 역사 극화 ‘봄, 봄, 봄’, 도쿄 전범 재판을 다룬 ‘위안부 리포트 2’, 서평을 만화화한 ‘책 읽는 초코비’ 등 10여 편이 실려 있다. 작가들이 연구공간 ‘수유+너머’와 함께한 공동 작업도 눈에 띈다. 연구원들이 철학·정신분석학 등 인문학에 대한 기본 글을 쓰고, 작가가 이를 만화로 형상화했다. 이후 계획도 흥미롭다. 한 작가는 〈친일인명사전〉의 인물들을 만화로 풀어나가기로 했다.  

원종우 〈싱크〉 발행인(42)은 만화 평론가와 만화 기획자로 이력을 쌓아왔다. 부천만화정보센터 연구원으로 일했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만화를 펴낼 출판사가 없어서’ 직접 만화전문 출판사 ‘길찾기’를 창업했다. 원종우씨에 따르면, 1987년 6월 항쟁 이후 사회성이 짙은 만화가 3~4년 동안 나왔다가 사라져버렸다. 이번에도 자신이 만들고 싶은 만화를 실어줄 만화 잡지가 없어서 만화지를 창간한 셈이다. 원종우씨는 “만화가 사회를 보는 시야를 넓혀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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