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더운 여름. 드디어 휴가철! 탈출을 꿈꾸는 많은 사람이 여행을 떠난다. 이왕 가는 여행, ‘공정하게’ 다녀오자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공정여행 축제, 공정여행 운동 등을 펼치는 시민단체 ‘이매진 피스’의 회원 이혜영씨(38)다.

이씨는 2003년, 티베트로 첫 해외여행을 갔다. 시각장애인 학교에 한 달 동안 머무르며 현지인과 깊이 교류하는 즐거움에 눈떴다. 그 후 네팔·인도 등지를 다녔다. 그러나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어? 이건 뭐지?’ 하는 의아한 순간에 맞닥뜨렸다. 네팔에서 여행객은 가벼운 차림으로 트래킹을 하는 반면, 현지인 포터는 수십 kg의 짐을 짊어지고 산을 올랐다. 펑펑 물이 나오던 호텔과 달리 현지인은 물을 뜨러 수십 km를 걸었다.

그때부터 이씨는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지의 생활 리듬으로, 현지에 돈이 돌 수 있게, 현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여행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뭉쳐 2007년에 ‘이매진 피스’를 만들었고 공정여행을 여기저기에 알리는 중이다.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 여행사에서도 관련 패키지 상품이 생겼다. “그런 패키지가 공정여행은 비싸다는 편견을 준다. 공정여행은 여행에 대한 철학과 생각의 문제다”라고 지적하는 그녀는 정작 자신은 이번 여름에는 여행을 못 간다고 했다. 이씨가 기획한 ‘여행인문학 강의’가 7월 한 달 매주 목요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다. 이혜영씨는 “한국인 4명 중 1명이 외국에 나가는 시대다. 이제 여행을 개인적 취미나 쉼을 넘어 인문학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안희태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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