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에서 벼락 출세한 성골과 진골은 누구?
  • 주진우 기자
  • 호수 148
  • 승인 2010.07.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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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지독한 고향 사랑은 사람을 쓰는 기준으로 작용했다. 포항·영덕·영일·봉화·울진 출신은 성골, 경북 출신은 진골이었다. 현 정부에서 ‘출세’한 성골과 진골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캐리돌 제작:시사IN 양한모:, 사진:시사IN윤무영

‘영포빌딩과 영일빌딩.’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건물에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은 딸의 위장취업 문제가 불거졌던 곳이다. 양재동 영일빌딩은 유흥주점 불법 성매매 의혹이 제기됐던 곳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 사랑은 남달랐다. 2008년 8월 서울 세종호텔 영포회 행사 축사에 나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영포빌딩에 가서 만났는데 고향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나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포항 출신 정권 실세와 그의 양아들이라고 불리는 사람과의 식사 자리였다. 한 인사의 승진 이야기가 나왔다. “포항인가?” “아닙니다.” “대구인가?” “아닙니다.” “그런데, 왜?” “아버지가 포항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 알았네.” 이 인사는 아버지가 포항에서 잠시 지냈다는 이유로 원하는 자리로 갔다. 다른 인사 이야기도 나왔는데 출신 지역이 어디인지가 가장 중요했다. 2008년 12월 한상률 국세청장이 경주의 골프장에서 포항 지역 기업인들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 사랑은 사람을 쓰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광주·목포 출신이,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부산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권력자의 연고지 출신들의 득세는 보편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 포항 출신의 인사 독점 현상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평가다.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포항·영일·울진·영덕·경주 쪽 사람은 거의 조건 없이 청와대로 부르거나 핵심 보직을 주었다. 영포 쪽 사람이 없으면 경북 사람을 찾고, 그 다음에 대구 사람을 썼다. 포항·영덕·봉화·울진 출신은 성골, 경북 출신은 진골이라는 말이 정설처럼 돌아다녔다”라고 말했다. 포항에서 만난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영포회 회원이냐 아니냐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영일·포항·영덕·울진·봉화·경주 쪽 영일만 일대를 영포 라인으로 보는데 이 지역과 연관이 있는지가 ‘영일만 친구’인지 아닌지 기준이었다”라고 말했다. 경북고 출신 한 청와대 인사는 “이명박 대통령과 측근들의 ‘대구 출신 정통 보수주의자들은 박근혜 쪽 사람’이라는 인식이 인사에 작용했다. T(대구)가 빠진 K(경북)와 포항 출신이 득세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울진·봉화·영덕·경주도 ‘영일만 친구’

‘영일만 친구’들은 현 정부 출범 후 권력의 핵심부에 포진했다. 같은 직급이라고 해도 힘이 쏠렸다. 심지어 조직의 장보다 힘이 센 포항·영일 출신 숨은 실세도 여럿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초고속 승진을 하는 인사도 있었다.

포항 인맥의 정점에는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이 대통령 ‘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있다. 이상득 의원을 둘러싼 ‘만사형통(萬事兄通)’ ‘영일대군’ 논란은 그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한나라당 내 쇄신론과 맞물려 2선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의 힘이 빠졌다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최 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지만 정부 출범 때부터 국무회의에 참석한 데서 상징적 위상이 엿보인다. 한나라당 한 중진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은 최소 국무총리급이다. 인사 청탁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도 최 위원장 주변이다”라고 말했다.

포항의 대표 기업가로 한국경영자총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김용주 전남방직 회장의 차남이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다. 김 원내대표는 친박의 좌장 격이었지만 개각 때마다 정무장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2009년 3월 개각을 단행하면서 이 대통령은 자유롭게 역할을 수행하는 특임장관 자리를 만들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을 생각해 만든 자리다. 그는 경북 울진 출신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9년 9월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하트를 만들어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포항 출신 부산경찰청장, 경찰청장 위에 있다?

2009년 3월 박창달 전 의원은 자유총연맹 총재에 취임했다. 올 2월에는 국기원 이사장으로 선출됐다가 사퇴했다. 박 총재는 2005년 9월 선거법을 위반해 의원직을 상실했다. 2004년 6월 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표결에서 부결돼 구속을 면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 취임 후 광복절 특사 때 그는 특별복권됐다. 박 총재는 이 대통령의 포항중학교 4년 후배다.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에는 경북 영일 출신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임명됐다. 김 전 서울청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뒤 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한 뒤 여섯 달 만에 ‘경찰의 꽃’인 서울경찰청장이 됐다. 다시 여섯 달 만에 경찰청장에 임명됐지만 용산 철거민 참사의 지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자유총연맹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기 경찰청장으로 가장 유력한 사람도 포항 출신 이강덕 부산청장이다. 한 경찰 고위 간부는 “이 부산청장은 떠오르는 태양이다. 그의 힘은 지금도 경찰청장을 능가한다”라고 말했다.

영흥초등학교·동지중·동지상고·고려대를 나온 이병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학맥이 정확히 일치한다. 이 의원은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구는 포항과 가까울 뿐 아니라 이상득 의원의 세력권 안에 있다. 포항 출신 강석호 의원은 스스로 이상득계라고 칭한다. 그는 영포회 송년모임에 참석해 “속된 말로 경북 동해안이 노났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 김광원 전 국회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2008년 9월 한국마사회장 자리에 올랐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하인국 하나로저축은행장, 장지활 SC제일은행 부행장, 정연길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은 동지상고를 졸업한 이 대통령의 직속 후배들이다. 알제리 대사를 지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박대원 이사장,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통상부 제1차관에 오른 권종락 전 아일랜드 대사도 포항 출신이다. 권종락 차관은 지난 1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해가 되지 않거나 무리했다고 비판을 받던 인사의 경우 고향 문제로 그 의문이 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기택 전 민주당 대표는 평생을 한나라당과 대척점에 서 있던 사람이다. 하지만 2008년 9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임명됐다. 그는 포항시 청하면 출신으로 포항 영일초등학교를 졸업했다.

1년 만에 연봉 10배 이상 뛰기도

삼성증권 대표와 우리은행장을 지낸 황영기씨는 경북 영덕 출신이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계속해서 재경부 장관 등에 하마평이 나왔다. 개인적 문제로 입각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에 올랐다. 그는 얼마 후 낙마했으나 곧 차병원그룹 부회장이 됐다.

김주성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은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하다가 자리를 옮긴 경우다. 대단한 파격이었다. 그는 경북 봉화 출신이다. 김주성 실장은 코오롱그룹 출신으로, 이상득 의원 밑에서 근무했다. ‘친형의 정실 인사’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김주성 기조실장은 국정원 내에서 실세로 꼽힌다. 인사와 현안에서 그와 대립한 사람들은 거의 다음 인사에서 정리됐다. 친이계 서울파 정두언 의원은 최근 “2008년 6월 촛불정국 당시 대통령 주변 일부 인사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가 근본 문제였다.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느끼고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재경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왼쪽)과 이상득 의원.

포항 출신 공무원들은 청와대와 총리실에 6개월간 파견되면서 승진하거나, 파견 후 돌아가면서 승진하는 공식을 밟는다. 조재정 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대표적이다. 노동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추진단장이던 그는 이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에 파견됐고, 이후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들어갔다. 지난 3월 그는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기획조정실장(1급)으로 승진해 노동부로 돌아왔다. 노동부는 올해 초 직제를 바꿔 실장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조 실장의 승진을 배려한 자리 만들기였다.

한국거래소 김덕수 상임감사의 출세는 포항 출신 가운데서도 성공 신화로 꼽힌다. 포항 출신으로 마산 창신고를 나온 그는 서울시에서 9급으로 공무원을 시작했다. 김씨는 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참여정부에서 부패방지위원회 신고심사국 심사담당관으로 일했다. 심사담당관은 별정 4급 서기관급에 해당한다. 김씨는 참여정부 말 일반직 공무원 전환 시험에 세 번이나 떨어져 갈 곳이 막막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룬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한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신의 직장’ 한국거래소의 상임감사에 올랐다. 한국거래소 한 간부는 “감사위원 지원자 10여 명 중 김덕수 행정관이 가장 수준이 낮았다. 경제 전문성도 떨어지고 학벌과 능력에서 눈에 띄게 처졌다”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코스닥위원회·코스닥증권시장 등 기존 4개 기관이 통합된 공룡 기관. 지난 5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한국거래소 상임감사의 연봉은 4억3100만원. 여기에 매년 50~100% 정도 성과급이 지급된다. 부패방지위원회 시절 한 동료는 “불과 몇 개월 만에 비서 딸린 방에 운전기사도 거느렸다. 무엇보다 연봉이 10~20배 올랐다. 벼락 출세다. 김덕수가 거래소 감사로 가는 것을 보고 포항 출신이면 개도 출세하겠다는 말이 관내에 돌았다”라고 말했다.

이상득 의원 비서관 출신 박영준의 힘

포항 인맥은 특히 인사 라인을 집중 장악해 권력을 쥐었다. 그 중심에는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있다. 청와대에서 그는 ‘왕’비서관으로 불렸고, 한직인 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와서도 ‘왕’차관이라 불린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내각은 물론 정부 인사 전반에 관여했다고 한다. 최근 꼬리를 물고 있는 영포회 파문과 형님 권력의 정점에도 그가 있다. 박영준 국무차장은 “나는 경북 칠곡 출신이어서 영포회원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상득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면서 박 차장은 포항 인맥의 한가운데에 있다.

경북 칠곡 출신으로 대구 오성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박 차장은 1994년 이상득 의원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11년 동안 이 의원을 모시던 그는 2005년 서울시청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박 시장을 보좌한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조직을 만드는 일을 맡았는데 지역·직능·지식인 단체 수백 곳을 하나로 묶어내 ‘선진국민연대’를 일구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다.

김명식 청와대 인사비서관은 박 차장의 최측근이다. 그는 박 차장과 동향인 경북 칠곡 출신으로 청와대 인사기획관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인사비서관실 행정관 두 명도 선진국민연대 출신이다. 박 차장이 발탁한 이승균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도 경북 칠곡 출신이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7급) 출신으로 금융권 인사를 쥐락펴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행정관은 도로공사 입찰 비리에 연루돼 청와대를 나왔다. 2009년 3월 임명된 이상휘 청와대 춘추관장은 포항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초기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활동했다. 역시 박 차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로 문제를 일으킨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이인규 지원관과 청와대에서 보고를 받은 이영호 비서관은 모두 박영준 사람들이다(오른쪽 기사 참조).

ⓒ뉴시스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영일대군’에게 가는 통로에 박영준 있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등 국책은행장과 이석채 케이티(KT)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를 매달 불러 모임을 가진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도 선진국민연대 출신으로 박영준 라인이다. 정 비서관은 공기업 인사에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고 한다. 7월8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박영준 차장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후임으로 심어놓은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이 박 차장의 지시를 받고 청와대 내 여러 기구를 개편하는 안을 직보해 자리를 지키려고 하거나 영전하려는 사람 간에 알력이 심해졌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메리어트호텔에서 박영준 차장과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등이 공기업 CEO들과 정례적으로 만나 공기업 인사 문제를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박영준 차장은 포스코와 KB금융지주 회장 인사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제기됐다. 박 차장은 경찰 인사에도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지난 인사에서 윤재옥 전 경찰청 정보국장이 이강덕 현 부산청장을 누르고 경기경찰청장에 오른 것은 고등학교 선배 박영준 차장의 힘이 결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윤 경기청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대구 오성고를 졸업했다.

정권과 가까운 한 경북 문경 출신 사업가는 “모든 길은 이상득 형님에게 통했고 그 통로에 박영준이 있었다. 이력서가 박영준에게 가야 해결이 났다.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그를 한 번 만나는 데 3000만원이 든다는 소문이 있었다. 위세가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제목 : 한국거래소 김덕수 상임감사위원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

내용 : 위 기사에서는 ‘김덕수 감사가 참여정부 말 일반직 공무원 전환시험을 보았고, 한국거래소 상임감사의 연봉은 4억 3100만원이며 매년 50~100%정도의 성과급이 지급되어 연봉이 10~20배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김덕수 감사는 참여정부에서 일반직 공무원 전환시험에 응시한 적이 없고 참여정부 말 국가청렴위원회 심사관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한국거래소 감사의 연봉은 2010년부터는 1억2천9백만원, 성과급은 연봉의 80% 이내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한국거래소 임원추천위원회는, 김덕수 감사가 당시 지원자 중 가장 좋은 점수를 얻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임명되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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