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85년부터 20여 년 동안 성심여대(현재 가톨릭대학)에서 ‘종교의 사회적 책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 새 학기에는 안중근 의사 순국일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삶과 교훈’을 강의했습니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자서전 등 관련 서적을 읽고 보고서를 제출토록 하는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학생들은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학점 때문에 마지못해 응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보고서를 읽으면서 저는 큰 보람을 느끼곤 했습니다. 거의 모든 학생이 “안 의사에 대해서 일본의 침략자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분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자서전을 읽고는 그분의 투철한 신념·사상·정의감·교육열·체계적 이론 등을 깨달았고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의 선각자, 스승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길잡이가 되는 숱한 선현이 계시지만 안중근 의사야말로 바로 지금 우리 시대에 우리가 되새기고 길잡이로 모셔야 할 스승이며 귀감입니다.
국가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은 안 의사가 조선 침탈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했다는 업적을 얼마나 되새기고, 그가 동양 평화와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 제안했던 방안을 얼마나 지키려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또 일본의 한국 병탄(倂呑)에 동조하거나 협력했던 외국인 선교사들을 거부하고 직접 하느님의 뜻을 확인하려 한 그 신앙심에 대해 진심으로 같이 고백했는지 깊게 반성해야 합니다.
일본인들이 안 의사를 존경한다고?
그동안 일본인들이 안 의사를 존경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안 의사 의거의 정당성을 일본과 그에 협력했던 나라들에게 당당하게 주장하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그 뜻을 받들고 있는 것처럼 때가 되면 모여 묵념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모독하고 안 의사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것도 이 기회에 모두 진심으로 반성해야 합니다. 심지어 안 의사 연구의 전문가인 것처럼 온 나라에 광고하면서 진정한 안 의사 의거의 정당성은 물론 그 사상과 그 생각을 실현하려는 방안을 하나도 제시하지 않는 사람들의 속내를 정말 무엇이라고 해석해야 합니까?
안 의사 의거 100주년과 순국 100주년을 죄스러운 마음으로 기억하고자 합니다. 100년이 지나 겨우 시작이라는 생각에 대한국인(大韓國人)이라는 안 의사의 친필과 함께 그의 왼쪽 네 번째 손가락의 잘린 모습이 선명한 손바닥 인장을 대하면서 가슴 뭉클한 격정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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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안중근 기념사업 후원 자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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