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중문화계를 평정한 키워드는 걸그룹이다. 걸그룹이란 15~25세 여성으로 구성된 댄스그룹을 줄여서 일컫는 말이다. 이수만의 SM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소녀시대’와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원더걸스’가 양강 구도를 이루다 최근 ‘애프터스쿨’ ‘티아라’ ‘카라’ 등이 합류했다. 원조 걸그룹 중 하나인 ‘주얼리’와 줄여서 ‘브아걸’이라 부르는 ‘브라운 아이즈 걸즈’도 인기가 좋다.

걸그룹의 인기는 또래 여성 혹은 젊은 남성을 넘어서 전 세대로 확장되고 있다. ‘꽃미남’ 열풍을 방불케 하는 ‘미소녀’ 열풍이 이는데, 중년 남성들까지 이 대열에 동참했다. 각 그룹 멤버 숫자는 물론 멤버 한 명 한 명의 예명까지도 아는 중년 남성이 있다. 이런 걸그룹을 꿰고 있으면 어린 자녀와 대화할 때 소재가 풍부해진다.

ⓒ전문수
그런데 정치권에 또 다른 걸그룹이 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 말하는 걸그룹이란 ‘걸면 걸리는 그룹’이다. 정운찬 총리처럼 위장전입·탈세·병역기피·공무원법 위반 등 두루 위법성 행위를 저지른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바로 정치권에서 말하는 걸그룹이다. 총리 및 장관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이 걸그룹이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걸그룹 중 가장 대중적인 그룹은 감쪽같이 국민을 속인 공무원으로 구성된 ‘속여시대’와 국민의 ‘부아’를 돋우는 ‘부아걸’이다. ‘속여시대’는 ‘안했쥐 쥐 쥐 쥐 쥐’ 하고 주문을 외우는 것이, ‘부아걸’은 뻔뻔한 변명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부아질’이 주특기다. 폴리페서로 활약하다 한 자리 꿰차는 교수로 구성된 ‘애프터 클래스’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단물만 빼먹는다고 해서 ‘꿀박쥐’라 불리기도 한다.

이 밖에 잘 감춰서 절대로 들키지 않는다고 해서 ‘티안나’,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할 정도로 정도가 심하다고 해서 ‘원티드 걸스’, 깔려면 까보라며 배짱을 부린다고 해서 ‘까라’, ‘당신이 주었나’라고 오리발을 내민다고 해서 ‘주었니?’라고 이름 붙여진 걸그룹도 있다고 한다. 이 걸그룹은 인사청문회에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요리조리 피하며 비행을 감추고 있다.

이런 걸리적거리는 걸그룹을 해체할 묘안이 없을까? 아니면 각종 위법행위로 이 걸그룹의 리드싱어라 할 수 있는 정운찬 총리의 마이크를 빼앗을 수 없을까?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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