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예민한 주제가 만화로 그려졌다. 이미 〈만화 박정희〉 〈만화 전두환〉을 통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시사만평 작가 백무현씨(46·서울신문 화백)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대사의 주연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를 저주하는 사람들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인간 김대중의 참모습을 잘 몰랐다”라고 〈만화 김대중〉(전 5권) 출간 이유를 밝혔다.

준비 기간만 총 3년. 상상력이 필수인 만화의 영역이지만, 백 화백은 최대한 사실에 바탕을 두기 위해 김대중 관련 서적을 무려 200여 권 탐독했다. 그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한 것은 ‘빨갱이’라는 무시무시한 낙인 때문에 가려진, 한 시대 거인의 매우 섬세하고 여성적인 면모였다.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휴머니스트였다. 폭력보다는 평화를, 복수보다는 용서에 자신의 가치를 부여했다. 문학·역사뿐 아니라 자연과학·예능 등 다양한 부문에 두루 조예가 깊은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어니 무어니 해도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김대중의 삶이다. 백 화백은 “그의 전 생애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발언으로 축약된다”라며 김대중의 가치와 정신이 사람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길 기대했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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