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온마음센터 김선식 팀장(59)은 2001년부터 12년 동안 안산 지역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경기도 사회복지사협회에서 일하게 되어 안산을 떠난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인해 다시 안산으로 돌아왔다. 세월호 참사 직후 출범한 세월호 심리지원단에서 활동하며 유가족들 곁을 지켰던 그는 지금 안산 온마음센터(정신건강 트라우마 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저에게 안산은 제2의 고향이에요. 30대 후반부터 50대를 넘어설 때까지 안산에서 일했고, 많은 열정을 불태운 곳이기도 해요. 2012년 안산을 떠나 수원에 있는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에서 일했는데 그때도 안산이 좋아서 자주 오갔어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안산에서 유가족들을 지원하던 사회복지사 후배에게 전해 들은 안산의 상황은 너무 참담했어요. ‘나도 저기서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함께하자는 요청이 왔어요. 그래서 협회에 사직서를 내고 6월1일 안산으로 합류했죠.
저는 유가족들의 여러 외부 활동,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투쟁’ 현장을 지켰어요. 그러다 보니 토요일, 일요일도 없었던 것 같아요.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고 아침에 가서 저녁 늦게, 혹은 밤 11시쯤이나 집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한번은 주말에 집에 있는데 유가족들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했다는 거예요.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나가서 가족들과 함께 이틀을 노숙했어요. 세월호 선체가 올라올 때도 가족들과 함께 목포에서 100일 정도 있었고요. 2020년 경빈 엄마가 혹한에 400일 넘게 청와대 앞 노숙 농성을 할 때도 아침마다 들러서 건강 확인하고, 따뜻한 음료 가져다드리고 같이 이야기 나눈 뒤에 출근했어요. 고생하시는 가족들 곁에 누군가는 있어야겠는데, 그 누군가가 나여서 다행이다 생각하니 특별히 힘든 건 없었어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때 세월호 유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어요. 지금도 그렇긴 한데, 좀 더 안전한 사회,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자녀의 죽음에 대한 의미를 찾는 활동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풍찬노숙도 하고 삼보일배도 했잖아요. 이 사회가 좀 제대로 가기 위해 많은 역할을 했고, 뭔가 조금씩 갖춰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던 상황에서 대형 참사를 또 겪다 보니 지난 8년의 세월이 허사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 거죠. 그때 너무 힘들어했어요.
세월호 10년을 지나면서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예를 들어 건설 노동자들은 아침마다 음주 검사에 혈압검사까지 한다고 해요. 수치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빠꾸’당하니까 전날 술도 많이 안 마신대요. 안전과 관련해서는 사회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 이게 근본적으로 안전이 공고화되려면 법과 제도, 행정으로 완료돼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엇박자가 나는 것 같아요. 시민들은 바뀌어가고 있는데 제도가 그걸 뒤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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