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인물의 이름과 직함이 잘못 나갔다. ‘로레알 그룹 연구 및 기술 담당 부사장 바바라 라베르노’가 맞다.
사진 속 인물의 이름과 직함이 잘못 나갔다. ‘로레알 그룹 연구 및 기술 담당 부사장 바바라 라베르노’가 맞다.

지난 1월 발행된 〈시사IN〉 제854호 4쪽에 ‘바로잡습니다’가 실렸다. 바로 전 호(제853호)에 게재된, CES 2024 참관 후기를 전하는 외부 필자의 기고 글에서 사진 설명에 오류가 났다. 사람 이름을 잘못 써놓고 이후 편집 과정에서도 잡아내지 못했다. 책으로 인쇄돼 독자들에게 배포된 이후에도 편집국은 모르고 있었다.

이 실수를 잡아낸 이가 김경희(가명·56) 독자다. 김씨는 〈시사IN〉 편집국 공식 메일 계정으로 서늘한 제목의 메일 한 통을 보냈다. “853호 기사와 사진 오류.” 잘못 인용된 내용과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김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시사IN〉을 오랫동안 구독하는 중인데, 이런 기초적인 사실 오류를 보다니 무척 안타깝고 실망스럽습니다.”

윽. 뼈아프고 정확한 ‘팩트 폭격’으로 쓰라린 가슴팍을 부여안고, 〈시사IN〉은 김씨에게 (실수에 대한) 사과와 (지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조심스레 청했다. “저희 첫 ‘독자와의 대화’ 주인공이 되어주시겠습니까?” 며칠간의 침묵 끝에 승낙하는 답변이 왔다.

김씨는 16년 차 〈시사IN〉 종이책 구독자다. 25년 차 의료계 종사자이기도 하다. AI 기술이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던 차에 〈시사IN〉 제853호에 실린 (CES 현장에서의) AI 기술 소개 기사를 읽었다. 내친김에 유튜브에서 기사에 인용된 기조 연설 동영상을 찾아보다가, 〈시사IN〉의 사진 설명 오류를 발견했다.

실수에는 엄격했지만 그래도 대체로 김씨는 〈시사IN〉의 기사를 믿고 읽는 편이다. “제가 〈시사IN〉 기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백그라운드(배경)를 몰라도 기사 하나를 차분히 읽고 나면 이해가 되게끔 해주는 게 확실히 있기 때문이에요. 다른 매체 기사는 아무리 자세히 읽어도 이게 어떤 배경에서 생겨났는지를 모르겠거든요.”

김씨는 매주 〈시사IN〉 종이책을 받으면 매호 모든 기사를 완독하기보다는, 간혹 뒤적이다 눈이 가는 기사가 있으면 읽는 타입이다. “읽어야 하긴 하는데, 무거워서 자꾸 피하게 되는” 주제도 있다. 이태원 참사, 세월호 참사, 노동자 산재 등을 다루는 기사다. 가끔 ‘임영웅 현상’처럼 다소 가벼운 주제가 나오면 더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편집국에 당부했다. “그래도 써야 할 걸 쓰는 게 맞죠. 무거운 주제들, 계속 써주세요.”

사실 살짝 부담스러워서 ‘독자와의 대화’를 거절하고 싶었단다. 결국 익명으로라도 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이 말을 〈시사IN〉 편집국에 전달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바뀌지 말고요, 계속, 열심히 〈시사IN〉을 만들어주세요. 이 부탁을 꼭 드리고 싶어요.”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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