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훈 (2013년부터 종이책 구독, 전북 전주시)

〈시사IN〉 제855호(사진)에서 다룬 ‘기후 유권자’ 기사는 매우 흥미로웠다. 경유차 예찬론자인 아버지를 보면서 중년 남성은 기후위기에 무관심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주변 어른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기후위기는 주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기후위기는 젊은 세대만의 이슈라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시사IN〉의 기사는 뜻밖이었다. 기후 유권자 중 상당수를 60세 이상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전에 없었던 기후 재난을 겪는 고연령층의 경험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는 분석에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기후위기가 무상급식만큼 중요하며, 이를 이슈화하는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흥미로웠다.

거대 정당 어디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해 의미 있는 발언을 접하기 어렵다. 기후위기에 정치로서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국민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데도 정치는 이를 외면한다.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등 자극적인 뉴스에만 핏대를 세우며 다툰다. 그나마 녹색정의당 정도의 정당이 기후위기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지만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얻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부족함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제855호 기사는 유권자의 33.5%가 기후 유권자라는 점을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밝혔다. 총선과 그 이후 각 정당이 어떤 방향을 택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여기에 〈시사IN〉의 강점이 있다. 수면 아래에 놓인 이슈를 끄집어내고, 그것이 중요한 이유를 객관적 통계와 분석으로 뒷받침한다. 다른 언론들이 갖지 못한 경쟁력이다.

 

강현아 (2022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

‘기후위기’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어릴 때는 빙하가 녹아내리는 남극에만 국한된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변덕스러워진 날씨를 겪으며 기후위기를 체감한다. 〈시사IN〉 제855호 “‘기후 정치’를 바라는 유권자는 누구인가” 기사를 통해 ‘기후 정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후위기 이슈에 적극 뛰어들겠다고 밝힌 정당·정치인이라면 설사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진지하게 표를 던질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후위기와 환경’이 중요한 의제가 된 만큼, 관련해서 실효성 있는 공약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에 있는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사이에 ‘기후동행카드’가 큰 화제였다. 발급을 할까 말까 망설인다는 사람도 있었고, 직장이 서울이지만 사는 곳은 경기도라서 발급받을 수 없는 이도 있었다. 휴대전화 기종에 따라 발급 방법이 달라 불편을 겪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나는 기후동행카드 발급 가능 대상이지만 고민 끝에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사IN〉 제855호 ‘반쪽짜리 설계로 그려진 6만5000원짜리 정기권’ 기사에서 지적하듯이 한 달에 44회 이상 사용해야 이득이고 알뜰교통카드와 비교해보면 ‘정말 저렴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서울 이외의 지역에 갈 때는 카드를 쓸 수 없다는 점도 발급을 망설이는 데 한몫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이름이 드러내듯 기후위기 해결에 보탬이 되기 위해 도입했다. 다시 말해,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어야 한다. 경기도 지자체와 협의한 후 ‘서울-수도권’을 오가는 이들도 사용할 수 있게 했더라면 애초 취지에 더욱 부합하지 않았을까. 오는 5월 국토교통부에서 도입할 ‘K패스’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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