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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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국내 승용차 평균수명은 15.3년이다.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연식 10년, 주행거리 10만㎞면 차를 바꿀 때’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자동차 정비·튜닝 프랜차이즈 ‘덱스크루’를 이끄는 이홍준 대표(43)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자동차의 내구연한은 정해진 게 아니다. 택시 기사님들 차를 보면 주행거리 50만㎞가 넘는 경우도 많다. 주기적으로 잘 정비하면 일반인들도 30만㎞ 넘게 탈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오래되고 낡은 것도 정성껏 닦고 조이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중이다. 그가 직접 출연하는 회사 유튜브 채널 ‘미션 카파서블(@DexBros)’은 추억 속 올드카를 새 차처럼 복원하는 영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 투스카니, 기아 엘란, 대우 르망, 쌍용 칼리스타처럼 한국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옛 자동차가 그의 손에서 되살아난다. 지난해에 작업한 투스카니 복원 영상은 조회수 342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드카 복원이 늘 순탄한 것은 아니다. 부품은 대부분 단종됐고, 노하우를 가진 사람도 적다. 이 대표는 전국에 있는 ‘정비 장인’을 찾아다니며 이 난제를 해결한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60년 넘게 자동차를 만진 장인들은 젊은 엔지니어들이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준다. 이 대표의 영상에서는 평생 한길을 걸어온 정비 장인에 대한 존경과 경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장인들이 많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는 댓글 반응도 다수다.

이 대표는 “어렸을 때 선망하던 차들을 복원하는 과정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준다. 요즘은 20대 젊은 세대의 반응도 늘고 있다. 복원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역사는 짧지만, 한국에서도 리스토어(복원)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상태 좋은 현대 포니 자동차는 클래식카 시장에서 수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다만 환경규제 때문에 점차 노후 차량을 도로에서 몰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오래된 자동차를 고쳐 타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폐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대표는 “‘연간 주행 가능 거리 제한’ ‘매연 테스트 및 정비 의무화’ 같은 제도 보완을 통해 자동차를 좀 더 오래 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희소한 올드카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자동차도 잘 관리하며 오래 타는 문화가 안착하기를 바란다. “엔진오일을 1년에 한 번도 교환하지 않는 차주도 많다. 건강검진받는 것처럼, 자동차도 정비소를 자주 찾아 관리하길 권한다.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기자명 김동인 기자 다른기사 보기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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