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조남진

그런 게 있다. 나만 알고 싶을 정도로 소중한데, 또 이 좋은 걸 나만 알아도 되나 생각이 드는. 팟캐스트 ‘아메리카노(AmericaKnow)’가 딱 그렇다. ‘미국을 알아가는 시간’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오디오 콘텐츠는 미국 정치를 중심으로 세상을 읽는다.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40)이 제작·진행을 한다.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에서는 텍스트로, ‘아메리카노’에선 말로 국제 뉴스를 풀어낸다. SBS에서 기자 생활을 한 그의 특기를 살렸다.

시작은 2020년 미국 대선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전 세계적 관심사였다. 송 편집장은 앞선 2016년 미국 대선이 남긴 충격을 기억했다. 미국 정치권·언론·여론조사기관 등은 하나같이 힐러리의 승리를 예상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과는 트럼프 당선이었다. 뒤늦게 ‘트럼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을 좀 더 깊고 폭넓게 전하는 매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2020년 1월, 75달러(약 10만원)짜리 마이크를 하나 산 다음 미국 뉴욕의 집에서 녹음을 했다. 단출한 출발이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배우자인 유혜영 당시 뉴욕대 정치학과 교수(현 프린스턴대 교수)가 함께했기 때문이다. 주요 출연자인 유 교수가 풀어놓는 미국 의회·선거·유권자 지형 등에 관한 얘기는 '아메리카노'의 경쟁력 그 자체다.

‘왜 힐러리가 트럼프보다 더 득표하고도 트럼프가 당선되는지’ ‘정치적 양극화는 미국인의 소비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국에서는 누가 정치인이 되는지’ 등을 다뤘다. 현안으로서의 긴장감과 시선의 깊이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 그 덕분에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둔 지금 들어도 유효한 ‘에버그린’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미국 대선 결과를 마주하고 마무리하려 했지만, 전해야 할 미국 소식이 계속 나왔다. 시즌 2·3을 거쳐 2023년 현재 시즌 4를 진행 중이다. 시즌 2에서는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의 논문 등을 소개하며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플랫폼 경제와 반독점’ 규제를 설명했다. 같은 역할을 하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청취자가 ‘잘 들었다’는 후기를 보냈다. 시즌 3는 〈커리어 그리고 가정〉 〈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 같은 책을 읽으며 미국 사회를 해설했다. 시즌 4에서는 조경현 뉴욕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출연했다. 인공지능, 미·중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근에는 유튜브(@Americaknow2020)도 시작했다. 아직은 유튜브 문법에 적응 중이다. 송인근 편집장이 직접 발로 뛰며 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뉴욕 법원 출석 현장 등을 볼 수 있다. ‘미국은 왜 저러지?’ ‘그래서 그 미국 뉴스는 우리랑 무슨 상관이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줄을 이을 때 ‘아메리카노’를 접속해보면 좋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예열되는 미국 얘기도 하나둘씩 올라오는 중이다. 내년에는 미국 대선 현장을 직접 찾아 그 소식을 전할 계획이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