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러시아 푸틴 정부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용병 기업)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에 있다’라고,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7월6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이 지난 6월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상황에서 양측(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을 중재한 바 있다. 루카셴코에 따르면 당시 양측은, 바그너 용병들이 회군하는 대신 러시아는 프리고진과 용병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한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이주하며 신변 안전을 보장받기로 했다. 루카셴코는 지난 6월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바그너 용병들에 대해 러시아 정규군과 새로운 계약을 맺거나 귀향하거나 혹은 프리고진을 따라 벨라루스로 들어가도 좋다고 허용했다.
루카셴코, “프리고진은 러시아에 있다”
그런데 이 협상의 중재자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7월6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 영토 내엔 없”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바그너 그룹 본사 소재지)에 있거나 모스크바로 이동했을지도 모른다”라고 털어놓은 것이다. 6월 말 이후 최근까지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사이를 여러 차례 왕복한 사실은 여러 언론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전용기에 프리고진이 탑승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로이터통신(7월6일)의 추적에 따르면, 프리고진 전용기는 7월5~6일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러시아 남부 지역으로 날아다녔다. 최근 며칠 동안 프리고진이 두 도시에서 목격되었다거나 반란 당시 러시아 당국에 압수된 재산을 돌려받았다는 미확인 보도가 러시아 현지 언론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런 정황들을 보면, 루카셴코가 중재한 협상의 내용이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일치하는지 자체가 모호해진다. 프리고진의 신변에 대한 루카셴코의 발언에도 확실한 정보가 없다. 그는 프리고진이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로 “푸틴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후일에 어떤 일이 있을지는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말한다.
바그너 용병들은 어디로 가나
루카셴코는 바그너 용병들이 어디에 어떻게 배치될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바그너 용병들이 가능하면 많이 벨라루스로 들어오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및 그 서쪽의 유럽 국가들은 기겁할 이야기지만 말이다. 7월6일 기자회견에서 루카셴코는 용병들을 받아들이는 대신 전시에 벨라루스 편에서 싸우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바그너의 주둔을 벨라루스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 바그너가 벨라루스를 상대로 무기를 들지는 않을 것이다. 벨라루스 군대는 바그너의 전문적 전투력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루카셴코에 따르면, 바그너 용병들이 7월6일 현재 벨라루스에 들어와 있지는 않다. 그러나 앞으로 주둔하게 될 수는 있다. 벨라루스 측은 옛 소련 시절 당시 군사기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에 대한 “바그너 용병들의 생각은 좀 다르”며 결국 “바그너와 러시아가 그들의 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루카셴코는 덧붙였다.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벨라루스는 지난달 러시아산 전술 핵무기를 인도받는 등 나토에 맞서기 위한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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