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정치 경험이 없는 검사 출신 인사가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지 255일 만에 대선에서 승리했고, 지난해 5월10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사를 다시 읽어보았다. 대통령 취임사에는 국정 철학이 담긴다. 새 정부의 방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문서다. 1년 전에도 취임사를 읽으면서 참 아리송했다. ‘자유’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종잡기 힘들었다. 다시 읽어보니, 1년 동안 벌어진 일과 연결되었다. 예컨대 이런 대목.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습니다.” 반지성주의와 합리주의·지성주의로 나눈다. 정치팀 기자들이 쓴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는 ‘검사식 세계관’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검사가 보기에, 상대는 피의자와 피의자 아닌 자로 나뉜다. 국민을 통합해야 할 대통령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도양단의 태도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검사동일체원칙에 익숙한 대통령이 당내 이견을 못 견딘다’고 말했다. 당내뿐인가? 대통령은 집권 1년이 되어가는데, 한 번도 야당 지도부와 회담하지 않았다.
이런 대목은 어떤가?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한·일 정상회담, 4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에 적극 편입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시사하는 외신 인터뷰 이후 러시아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외교’에 나서는데, 오히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구도가 강해지는 것 같아 불안감이 든다.
대선 전 김건희 여사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한 사과문도 아리송하기는 마찬가지다. 김 여사는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라고 말했다. 2021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었다. 그런데 막상 당선 이후에는 저 사과문이 무색해졌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김건희 여사의 화보’ 같은 사진이 올라온다. 아리송한 취임사와 사과문이 취임 1년을 앞두고 그림자를 드리웠다. 국정 지지율이 20~30%대에 머무는 것. 누구를 탓할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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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최저 지지율 기록한 순간은? [윤석열 정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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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행보 늘지만, 책임자는 여전히 불분명 [윤석열 정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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