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에 빳빳한 100만원짜리 신권이 가득 있다.” 신정아씨가 〈중앙일보〉와의 전화에서 했다는 말이다. 검찰이 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신씨는 곧 바로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신씨의 거짓말을 정신병으로 연결 짓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신씨의 독특한 어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씨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 돈이 많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했더니 기자가 말 뜻을 이해 못하고 그대로 내보낸 것이다. 아직도 내가 월급 2백40만원을 받는 신용불량자라고 쓰는 바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신씨는 “씩씩하게 앞으로 나가다 벼락 맞고 죽었다. 그래도 죽은 후 오래오래 멋진 년이 되려고 이렇게 발버둥친다”라고 말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신씨가 비유를 적절히 사용하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신씨가 강사로 인기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씨는 자신이 말 잘하는 어머니와 닮았다고 했다. “얼마 전 통화를 했더니 어머니가 ‘너를 안 낳으려다 낳았는데 이제 보니 외압 때문에 낳은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신씨의 말은 극도로 불안한 심리를 그대로 전달한다. “오늘 뭐 했어요”라고 물으면 신씨는 “맨해튼을 돌아다니면서 어느 건물에서 뛰어내리면 좋을지 고민했어요”라고 대답했다. 자기를 믿는 1%를 위해 죽을 수 없다고 하고, 검찰에 들어가 ‘확’ 불어버리고 싶다고도 했다. 신씨의 비유와 비약이 곁들여진 표현은 신씨의 자기방어적인 거짓말과 뒤섞여 진위 판단을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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