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인 (2021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

〈시사IN〉 제808호 중 가장 공감이 간 기사는 ‘2023 연애·결혼 리포트’였다. 기사에 나오듯, 현재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새로 태어나는 사람보다 죽는 사람이 더 많은 나라가 됐다. 저출생 현상의 영향은 벌써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학교가 그렇다. 최근 180개 대학이 정시 모집에서 정원 미달했으며, 서울에선 처음으로 고등학교가 폐교됐다.

이럴 때 젊은 여성이 호명된다. 최근 통계청 관계자는 “1990년대생이 출산연령에 진입하면 출생아 수가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친구들은 “뭐래”라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동인 기자가 말했듯, ‘연애하고 결혼하며 아이를 낳아 기르는’ 생애 모델은 붕괴했다. 정책 담당자는 이를 깨달아야 한다.

청년들은 당장 현재조차 막막하다. 나는 올해 1월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깨달았다. 한 개인이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결혼과 육아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의 67.9%가 첫 일자리의 임금을 200만원 미만으로 받는다. 청년들은 사람을 만날 시간도, 구체적인 미래를 꾸려갈 돈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연애를 하고 돈을 모아서 집을 사며, 결혼하고 애를 낳을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최대 노동시간을 69시간까지 늘리는 방안을 이야기하며 “과감하고 확실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69시간씩 일하는데, 누가 애를 낳고 키울 수 있을까. 책 〈이상한 정상가족〉에 나오듯 “우리에게는 전통적 가족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더 개인화된 가족정책, 개인이 더 자율적으로 살도록 지원하고 거의 모두가 겪는 공통의 문제는 집단적으로 해결하는 가족정책이 필요하다”.

심동훈 (2013년부터 종이책 구독, 전북 전주시)

〈시사IN〉 제808호(사진)는 젊은 세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인식을 커버스토리(“우리 결혼 안 합니다” 2023 연애·결혼 리포트)에 실었다. 예전에 ‘20대 남자 현상’ ‘20대 여자 현상’과 같은 웹조사 관련 기사를 재미있게 보았다. 이번 기사도 〈시사IN〉에 기대했던 내용이고, 같은 젊은 세대로서 반가웠다. 기사는 막연히 짐작만 했던 것들을 구체적 통계와 근거로 나타내줬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젊은 세대의 달라진 인식은 결국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당장 내일 아침의 평안조차 장담할 수 없는 ‘현생’을 사는 젊은 세대에게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라’는 말은 가혹하고도 무책임하다. 기사 끝자락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회가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을 권유하고 설득하길 원한다면 먼저 그들의 불안을 경청하는 것이 우선이다.

젠더 갈등이 극에 달한 시대라지만, 기사를 통해 저출생을 해결하는 방안 중 분명 남녀가 인식을 공유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확대하고 확장시키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다. 정치가 젊은 세대의 불안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작은 틈을 더욱 벌리지 않고, 맞닿아 있는 지점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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