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선 (2018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시)

나는 반(反)빈곤 운동을 하는 단체에서 일했다. 어느 여름, 서울 포이동 266번지에 대학생들과 빈민 현장 활동을 가게 되었다. 1980년대 ‘자활 근로대’라는 이름으로 전쟁 후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을 아무것도 없는 하천변에 강제 이주시키면서 생겨난 곳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넝마주이와 부랑인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강제수용되고,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

〈시사IN〉 제781호(사진)에서 35년 만에 진실이 규명된 형제복지원에 대해 다루었다. 진실화해위가 발표한 형제복지원 인권침해의 참상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고 참담했다. 사망자 657명, 수용자 3000여 명이라는 숫자로 표현되지 못할 인권유린의 현장이자 역사였다. 포이동 재건마을과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들을 ‘부랑인’으로 낙인찍고 환경 미화라는 명분 아래 사회질서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정부가 주도하거나 협조하는 형태로 자행된 가혹행위였다. 이번 기사와 생존자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잘 몰랐거나 잊힌 형제복지원의 진실이 널리 공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을 사유화하며 부를 축적했던 한 사람에 대한 법적 처벌만이 아니라, 이를 조장하고 협조하며 묵인한 국가가 폭력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과정도 〈시사IN〉이 따라가주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에 이런 법이’ 지면에 실린 하주희 변호사의 글처럼, 인권침해 피해자가 실효성 있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시민과 〈시사IN〉이 함께 궁리하면 좋겠다.

오은진 (2020년부터 전자책 구독, 독일 거주)

“침략전쟁 부추기는 ‘푸틴의 두뇌’” 기사가 〈시사IN〉 제781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뉴스에서 두긴의 딸이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 굉장히 놀랐다. 이 사건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궁금했고 두긴의 선동에 걱정이 되었다. 그러던 중 〈시사IN〉에서 이 기사를 보게 되었고, 이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보수혁명’을 비롯해, 그의 저서에서 드러나는 사상이 충격적이었다. 그가 제시한 서방국가 격퇴 방안이 지금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상당히 비슷하다. 유럽에서 에너지 공급은 심각한 문제이고 그중에서도 독일은 현재 러시아 가스 중단으로 인해 에너지 위기에 처해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두긴의 선동이 러시아 내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선동은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르게 되었다. 위험한 선동은 수많은 사람의 일상과 고향, 목숨까지 앗아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면서 선동과 거짓 뉴스의 영향력을 크게 느끼게 된다. 〈시사IN〉은 예전에 한 우크라이나 시민의 일기를 실었고, 제781호에서는 푸틴의 두뇌로 불리는 정치철학자를 다루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 관심을 잃지 않도록 했고, 또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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