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순찰대' 가운데 신입 반려견들이 발대식이 끝난 후 경찰청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순찰을 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한국 사회의 반려 문화 수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첨예한 사안이 있다. 개물림 사고 후속조치와 사고견 안락사에 대한 찬반 갈등이다. 일부에서는 개의 키와 몸무게를 기준으로 ‘큰 개’에게 입마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여론을 반영해 동물보호법 개정이 추진되기도 했다.

하지만 동물 전문가들은 ‘중·대형견’이 아니라 ‘관리 부실견’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순영 올어바웃애니멀트레이닝(AAAT) 대표는 모든 개는 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회화 교육과 견주의 관리를 통해 개물림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중·대형견에 대한 공포를 마케팅하는 개 훈련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큰 개는 위험해. 강압적으로 훈련을 받아야 해’라는 식의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편견은 안전한 반려 문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사회적 고민들을 방해한다. 개물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살펴야 한다.”

이 대표는 특히 사회화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한국의 반려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간 줄에 묶여 지내거나,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 고립된 ‘유아기’를 보내면 개들은 사회화 능력이 떨어진다. 또 견주들이 개들에게 사람과 함께 사는 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외부 자극에 대처하는 능력을 학습할 수 없어 사고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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