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훈 (2013년부터 종이책 구독, 전북 전주시)

〈시사IN〉 제769호에서는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한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제시했다. 개인적으로 민주당의 패배는 이재명 당시 후보의 생환을 위해 당이 중심을 잃었고, 그 과정에서 꼭 들어야 할 소수의 목소리를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과했던 박지현 전 선대위원장에게 쏠린 비난의 목소리가 그 예이다. 〈시사IN〉은 그런 면을 구체적 자료를 통해 잘 지적했다.

제769호 기사 중 나경희 기자의 김귀삼씨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계엄군으로서 광주 시민을 탄압하는 가해자 역할을 맡았지만 김씨 또한 시대가 가한 폭력의 피해자이다. 명령에 따라 움직였음에도 명령을 내렸다는 사람이 없기에, 모든 죄책감은 김씨 몫이었다. 그는 5·18이 만들어낸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면서 진짜 가해자 대신 사과했다.

김귀삼씨 인터뷰를 읽으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의 한 대목이 생각났다. 극 중 채근(안성기)은 계엄군으로서의 과오를 반성하며 그 상처를 씻어내기 위한 자신만의 행동에 나선다. 영화 속 채근의 사과를 통해 많은 이들이 위로받았던 것처럼, 김귀삼씨의 사과를 통해 좀 더 많은 이들이 위로받고 그 역시 길었던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강현아 (2022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

〈시사IN〉 제769호(사진) 기사 ‘어느 대학 나왔나요? 묻지 않는 세상이 온다’를 읽으면서 취업 준비생인 나는 슬프면서도 기뻤다. 내가 여전히 할 줄 아는 게 공부밖에 없어서 슬펐고, 세상이 변한다는 사실에 기뻤다. 학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취업 전선에서 취준생과 기업 모두 깨우치고 있는 와중에, 교육계와 윤석열 대통력의 내각 인사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인사청문회 때 고위공직자 자녀의 스펙 논란이 이어지는 걸 보면 여전히 학벌이 중요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채용 과정에서 공기업은 블라인드 채용을, 사기업은 채용형 인턴을 진행한다. 학벌보다 지원자가 실제로 능력이 있는지 평가한다. 학벌이 좋으면 뽑는 간편한 방법이 사라졌으니, 채용 과정도 당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취업 준비생에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공기업에 가기 위해 졸업 후에도 도서관을 찾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사기업은 직무 역량이 필수이다. 새로 취업시장에 뛰어든 취준생은 어디에서 경력을 쌓아야 할지 막막하다. 이제껏 공부를 잘해야 인생을 잘 산다는 말에 홀린 듯, 할 줄 아는 게 공부밖에 없었던 삶을 벗어나니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못 찾고 헤맨다. 교육은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국영수 문제를 잘 푸는 법을 알려주는 선생님은 있어도 삶을 어떻게 가치 있게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선생님은 없었다. 결국 ‘스카이캐슬’의 벽은 서서히 무너진다.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공부만이 다가 아닌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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