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이명익

심재범(52·왼쪽)·조원진(33) 작가가 최근 쓴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따비)는 ‘커피 가이드북’이다. 최근 몇 년간 인기를 얻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를 산업과 문화 영역에서 조명했다. 커피를 잘 아는 이도, 모르는 이도 쉽게 빠져들 만한 이야기로 채웠다.

두 작가 모두 ‘본업’은 따로 있다. 심 작가가 커피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계기는 출장이다. 해외 출장지의 유명 카페에서 저마다 다른 맛의 커피를 마시고 스페셜티 커피를 파고들게 됐다. 미국에서 큐그레이더(Q-Grader·커피품질감정사) 자격도 취득했다. 조 작가는 ‘국내파’에 가깝다. 학생 시절 우연히 국내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선구자가 운영하는 카페를 찾게 되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커피 인맥’을 쌓았다. 두 사람은 10여 년 전 블로그에 올린 서로의 커피 연재글을 본 뒤 만나게 되었다. 심재범 작가는 “나이 차이가 있지만 커피 분야에 지식이 많은 조 작가를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스페셜티 커피라 칭하는 커피는 많지만 따지고 보면 범주 밖인 것도 있다. 기본 정의는 ‘스페셜티커피협회(SCA) 품질 평가에서 80점을 넘긴 커피’인데, 시간이 흐르며 품질 평가 기준이 헐거워졌다는 평도 있다. 두 작가는 스페셜티 커피의 정의에 비해 ‘요건’은 더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 커피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추적’이 되어야 한다. 어떤 품종을 어느 고도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배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조원진 작가).” 심재범 작가는 스페셜티 커피의 문화적 의미를 ‘자유’라고 말했다. “커피 업계의 독보적 권위자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가 아니다. 커피의 맛을 여러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체계화하고, 서로 테스트하고 토론하는 게 중요하다.”

스페셜티 커피의 참맛을 완성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두 작가는, 가게 주인에게 ‘이거 뭐예요?’라고 물었을 때 ‘몰라요 그냥 드세요’라는 답이 돌아오는 집 커피는 “좋은 커피를 썼다고 해도 스페셜티 커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신맛이 너무 나요’라고 불평할 때조차, 그 향의 묘미를 풀어 설명하고 다른 맛도 권유하는 게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의 미덕이다. 소비자가 좋은 스페셜티 커피를 고르려면? 편견 없이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다니며 취향에 맞는 것을 좁혀나가면 된다. 두 작가가 책에 적어둔 가게를 참고하면 더 수월할 것이다.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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