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희 (2022년 종이책 구독, 서울)

〈시사IN〉 제763호(사진)를 읽고 다시 한번 한국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마주했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후보자들 중 여성은 15.8%. 단 3명에 불과하다. 여성 후보자들의 소관 부처도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곳들이다. 다른 내각 후보들은 서울의 ‘좋은 대학’ 출신, 60~70대, 비장애인, 남성 일색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내각 후보자 명단만 봐도 여성들 위로 버티고 있는 유리천장이 얼마나 강고한지, 한국 사회의 ‘정상성’이 얼마나 편협한지 알 수 있다.

기사를 읽으며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내각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을 보며 이들이 법에 따라 공정하게 소관 부처의 업무를 지휘·감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법과 도덕은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지만, ‘있는 자’들이 법과 도덕의 잣대를 늘 요리조리 피해가며 사는 모습과, 이것을 용인해주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겐 여전히 〈시사IN〉과 같은 언론이 있고, 우리 사회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다는 것에 힘을 얻는다.

강현아 (2022년 전자책 구독, 서울)

지난 1월에 신청한 ‘하루시사’를 시작으로 〈시사IN〉을 구독한 지 4개월 정도 지났다. 부끄럽지만 처음으로 제대로 기사를 읽었다. 내가 어떤 기사에 더 주목하는지 알 수 있었다. 소수자나 사회 사각지대의 목소리를 담는 기사를 유심히 보는 나를 발견했다. 〈시사IN〉 제763호 기사 “기약 없는 ‘검토’ 앞에서 삭발하고 단식했다”에서는 발달장애인 지원에 대해, 기사 “내 개 ‘풋코’의 열아홉 생일 파티”에서는 평균수명 이상을 산 강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내 주변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다. 불편하지만 알아야 하는 진실을 담은 기사는 뾰족한 가시처럼 나를 일깨워주곤 한다. 이제야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기분이다.

최근 드립커피가 유명하다는 카페에 갔다. 출입문에 ‘노키즈’ 팻말이 당당하게 붙어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다른 카페에 갔다. 가게를 나서면서도 마음 한쪽이 찜찜했다. 〈시사IN〉 제764호 ‘노키즈 하니 힙하고 편한가’ 기사를 읽고 나서 고산자님이 만든 ‘노키즈 공간’을 검색했다. 노키즈존인지 모르고 세 번이나 간 음식점을 발견했다. 더 이상 버섯크림리조토를 먹지 못한다는 건 슬프지만, 내 맛집 지도 리스트에서 그 음식점을 삭제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출입을 금지한다는 것은 편한 핑계처럼 느껴진다. 누구는 들어갈 수 있고 누구는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라니. 영화 〈히든 피겨스〉에서 흑인 여자 과학자가 흑인 전용 화장실에 가기 위해 여러 건물을 지나 뛰어가던 장면이 생각났다. 노키즈존은 보호가 아니라 차별이다. 문제의식이 확장되어 노키즈존 지도의 가게가 점점 줄어들기를 바란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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