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울 마포구의 한 맥줏집 사장이 영업 제한으로 가게 운영이 어려워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게 문 앞에 그를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시사IN 신선영

염치에 대해 생각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1999년부터 맥줏집을 운영했던 50대 자영업자가 2021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게 유리창엔 6월23일부로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된다는 통보문이 붙어 있었다. 체납된 전기요금 85만원을 청구하는 고지서도 발견됐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직원들에게 밀린 월급을 주기 위해 살던 원룸을 빼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린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로, 아니 코로나19로부터 모두의 안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가게 영업을 제한당했기에 사장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그는 자신을 허물어야 했다. 그는 염치를 지켰다. 염치 있는 이를 지키지 못한 자리에는 다만 국화 몇 다발이 놓였다.

기자명 사진 신선영·글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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