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2080017
이름:하지수(40)
주소:제주 서귀포시
전화 건 사람:김다은 기자

하지수씨는 고독한 독자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함께 〈시사IN〉을 읽는 사람이 없다고 조금 쓸쓸하게 말했다. 그와 〈시사IN〉의 첫 만남도 조금은 외로웠다.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그곳 한의원에 〈시사IN〉이 비치된 것을 보고 의아해하며 잡지를 읽기 시작했다는 것.

하씨는 근래 쿠팡물류센터 화재 기사를 눈여겨봤다. 그는 쿠팡과 거래하는 입점업체에서 일한다. “쿠팡의 소비자이기도 하지만 쿠팡에 입점해서 물건을 파는 처지이기도 해서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특히 로켓배송 같은 서비스는 소비자에겐 편리하지만 을의 위치에 있는 입점업체에는 부담이 되는 지점이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꼬치꼬치 캐묻는 기자에게 “이게 독자와의 수다 맞느냐. 취재당하는 기분이다”라며 넉살좋게 말했다.

하씨는 〈시사IN〉이 사안의 복잡한 이면을 끈기 있게 짚어주는 매체가 돼달라 당부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길고 복잡한 글을 읽는 것이 힘들진 않으냐고 물으니 하씨는 망설임 없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독자들도 긴 호흡으로 잘 쓰인 문장과 글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 정확한 문장으로 된 깊이 있는 글을 읽으며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문해력을 키우는 것, 즉 ‘시민이 되는 연습’을 하는 데 시사주간지가 이롭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씨는 〈시사IN〉 걱정을 빼놓지 않았다. “후원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하는 것이 신선하지만 수입으로 잘 이어지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 지난 10년간 〈시사IN〉을 읽어온 것처럼 앞으로 10년 후에도 계속해서 좋은 기사를 읽고 싶다는 하씨. 과연 하씨는 고독한, 아니 독한 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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