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최예린

“방심도 공포도 떨쳐내자”라는 모토 아래 〈시사IN〉은 코로나19 백신 일문일답 시리즈 2탄을 이어갑니다. 4월1일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백신접종에 들어가며 2분기 예방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가장 큰 위협을 받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이 시기에 백신을 맞고 면역을 획득하게 됩니다. 누구보다 백신을 기다렸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기 어려운 고령자들을 위해, 또 그런 고령자를 둔 가족들을 위해 문답 형식으로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독자들의 질문도 계속해서 받습니다.
(문의 uni@sisain.co.kr)

Q. 언제, 어디에서, 무슨 백신을 맞나요?

75세 이상:4월부터 접종을 시작하며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됩니다. 화이자 백신은 지금까지 쓰던 백신과 달리 영하 75℃ 극저온에서 유통·보관을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아무 병원에서나 맞을 수 없고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위해 별도로 설치한 ‘예방접종센터’에 가야 합니다. 예방접종센터는 시군구별로 1개씩 총 267개가 생기게 됩니다. 주로 체육관 같은 넓은 시설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 마포구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마포구 예방접종센터로 지정된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됩니다. 그런데 각 지역마다 예방접종센터의 개소 시기가 다릅니다. 정부 계획은 49개소(4월1일)→162개소(4월15일)→267개소(4월 말)로 접종센터를 순차적으로 늘려가겠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지역별로 예방접종 시작 시기에 다소 차이가 생깁니다.

해당 지역의 ‘주민센터(동사무소)’에 문의하면 본인이 접종 대상자인지, 예방접종센터는 어디인지, 언제부터 접종을 시작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예방접종센터가 문을 열었다고 해서 아무 때나 백신을 맞을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미리 정한 날짜와 시간에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야 합니다. 정부는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주민센터 담당자 혹은 이장, 통장이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접종 일정을 잡도록 하고 있습니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교통편이나 이동 수단을 지원하는 방안도 지자체별로 마련합니다.

65~74세:5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기존 독감 예방접종과 비슷하게 접종이 진행됩니다. 기존 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했던 병원과 동네 의원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정부는 위탁 의료기관을 전국적으로 1만 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Q. 왜 75세 이상만 화이자 백신을 맞나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월29일 브리핑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가장 빨리 들어오는 백신이 화이자 백신이고, 가장 먼저 접종해야 하는 대상자가 75세 이상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의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차이가 있어서 특정 연령대에만 접종을 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3월부터 6월까지 화이자 백신 350만명분이 국내에 도입됩니다. 추가로 확보한 350만명분으로 75세 이상 인구(364만명)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됩니다.

Q.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에 대해 접종이 보류된 적이 있는데 맞아도 될까요?

지난 2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하며 질병청은 당초 계획과 달리 65세 이상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했습니다. 이는 안전성이나 효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한국 식약처에 제출한 임상 3상 데이터(총 8895명)에 65세 이상 참여자가 660명으로 너무 적게 포함돼 있다는 점이 보류 이유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고령층 대상 접종 데이터가 나오면서 이 부분은 곧 정리가 되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맞은 80대 이상 인구 약 20만6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입원 예방효과가 81%로 확인되었습니다. 백신별로 결과가 구분되지는 않지만 80대 이상 접종자의 약 75%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습니다. 3월11일 한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이런 근거를 기반으로 65세 이상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권고했습니다.

3월23일 광주 북구 동행요양병원에서 65세 이상 환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연합뉴스

Q. 그런데 최근에 다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중단되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질병관리청은 4월7일 60세 미만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4일 뒤인 4월11일 다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30대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유럽에서 60세 미만 연령대에서 주로 보고되고 있는 혈전 때문입니다. 4월7일 유럽 의약품청(EMA)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혈전증의 일부가 백신과 연관성이 발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질환은 혈전 가운데서도 ‘뇌정맥동 혈전증’과 ‘내장정맥 혈전증’이라는 매우 드문 증상입니다. 유럽 의약품청 통계에 따르면 뇌정맥동 혈전증은 접종 100만 건당 5건, 내장정맥 혈전증은 접종 100만 건당 1.5건 수준으로 발생했습니다. 다만 유럽 의약품청은 백신접종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습니다.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에 비해 백신을 맞았을 때 얻을 보호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겁니다.

유럽 의약품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예방적 차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에 연령 제한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캐나다·독일·네덜란드는 앞서 55세 혹은 60세 미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보류했고, 유럽 의약품청의 발표가 있던 4월7일 영국도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4월11일 접종 재개를 알리며 부작용으로 지목된 희귀 혈전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중증 악화와 사망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한 감시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Q. 고령 어르신 중에 백신접종을 피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받았던 예방접종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예로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임상시험 결과나 외국의 접종 데이터를 보면 인플루엔자 백신과 비교해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크게 높지 않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상자를 인플루엔자와 거의 동일시해도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백신접종을 피해야 하는 경우란 무얼 말할까요? 중증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을 겪은 적이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아나필락시스는 음식이나 약물처럼 외부 물질이 인체에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의 면역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았다고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못 맞는 건 아닙니다. 코로나19 백신 성분(PEG, Polysorbate)에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보인 경우에만 접종 금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일반인이 특정 성분에 아나필락시스 증세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약품·화장품·음식이나 다른 종류의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면 예진표에 자세히 적어달라고 주문합니다. ‘⑥예진표 항목-이전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쇼크, 호흡곤란, 의식 소실, 입술·입안의 부종 등)이 나타나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중증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무엇인지 아시면 적어주십시오. ( )’에 쓸 내용을 미리 준비해가면 의사에게 정확한 예진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외에 열이 나거나 중등도 이상의 급성질환이 진행 중인 사람은 백신접종을 미뤄야 합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른 백신도 마찬가지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등도 이상의 급성질환을 가진 환자가 백신을 맞는다고 특별히 효과가 떨어진다거나 부작용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다만 백신접종 후 나타나는 반응과 환자의 질환이 나빠져서 생기는 증상이 구분이 잘 안 될 수 있다. 그런 점 때문에 일반적으로 질환이 호전될 때까지 접종을 연기하게 돼 있다.”

Q.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심하게 앓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백신은 인체에 바이러스 대신 대역을 넣어 면역계를 훈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백신을 맞으면 면역반응이 나타나며 몸살 기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강도가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3월15일 질병관리청은 2월26일부터 3월13일까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접종자는 총 59만명이었고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8347건이었습니다. 접종자 가운데 1.4%가 백신 이상반응을 신고한 것입니다. 이는 신고 건수일 뿐 실제로 백신의 부작용인지, 백신과 인과성이 있는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방역 당국은 이 가운데 사망이나 아나필락시스, 혈전 등 중증 사례에 한해 역학조사를 진행합니다. 다만 백신 접종자들이 주로 어떤 불편함을 겪었는지 참고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질병청 통계를 보면 근육통이 64.1%, 발열 59.8%, 두통 40.9%로 자연적인 면역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위 〈그림〉 참조). 동시에 연령대별로 신고 비율이 매우 차이가 납니다. 20대 접종자 중에서는 3.3%가 신고했는데 연령이 올라갈수록 점점 줄어 60대 이상은 0.4%로 낮아졌습니다. 최원석 교수는 백신접종의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젊을수록 면역반응이 더 잘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연세 많은 분들은 발열·근육통·접종 부위 통증 같은 게 전반적으로 젊은 사람보다 적다.”

2분기 접종 대상자인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접종 후 이상반응을 겪을 확률이 비교적 낮지만 사례가 없는 건 아닙니다. 백신을 맞고 열이나 근육통이 발생하면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를 복용해도 됩니다. 질병청이 운영하는 ‘코로나19 백신 및 예방접종(ncv.kdca.go.kr)’ 사이트에서 이상반응별 대처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