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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9일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중간평가에서 90%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했고, 일주일 뒤인 11월16일 미국 생명공학 기업 모더나가 자기네 백신은 임상 3상 중간평가에서 95%의 효능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틀 뒤인 11월18일 화이자는 ‘우리 백신 효능이 95%다!’라고 최종 결과를 알리며 쐐기를 박았지요.

반가운 소식 같기는 한데 경쟁적으로 발표되는 뉴스들을 그대로 믿어도 될지, 대체 95%라는 효능은 어떻게 나왔는지 미심쩍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뉴스들은 앞으로도 반복해 만나게 될 것입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앞서서 임상 3상 평가를 공개했지만 이 두 곳 외에도 코로나 백신 개발을 쾌속으로 진행하는 제약회사들이 줄 서 있고 임상 3상에 들어간 곳도 아홉 군데나 더 있기 때문입니다(11월18일 기준).

임상 3상에서는 참가자들을 진짜 백신을 맞는 그룹과 가짜약을 맞는 플라시보 그룹으로 나눕니다. 백신을 맞는 참여자는 물론 주사를 놓는 사람도 진짜 백신인지 가짜약인지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최근 뉴스인 화이자의 예를 들어서 설명을 이어가겠습니다. 화이자 시험에는 4만30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화이자는 참가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64명이 넘으면 중간평가를, 162명 넘으면 최종평가를 하겠다고 임상 3상을 설계했습니다. 카드를 뒤집어보니 확진자 가운데 162명이 플라시보 그룹에서, 8명이 진짜 백신 그룹에서 나와 효능 95%라는 수치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진짜 백신을 맞은 그룹에서 확진자가 현저히 적으므로 백신의 효능이 입증된 셈이지요(자세한 내용은 〈시사IN〉 유튜브 ‘뉴스 읽어주는 기자들-백신 편’을 참조하세요).

화이자는 11월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제689호가 배송되는 건 11월 넷째 주이니 이 글을 받아볼 즈음에는 화이자 백신이 FDA 심사를 받고 있겠네요. 각국 의약품 규제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심사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해왔습니다. FDA 역시 6주 안에 심사를 끝내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과연 올해 안에 FDA 긴급사용 승인을 받는 코로나 백신이 나올까요. 다음 ‘프리스타일’ 지면에서는 그 내용을 다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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