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1060230
이름:채희병(61)
주소:충북 충주시
전화 건 사람:정희상 기자

원래 채송화 독자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나이 든 남성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례했습니다” 하고 끊으려던 찰나 “송화는 우리 딸인데 지금 집에 없다”라고 하신다. 아버지 채희병씨였다. 10여 년 전 아버지 채희병씨는 충주MBC에 근무하던 친구 사무실에 들렀다가 이제 막 창간한 〈시사IN〉 구독을 권유받았다. 그렇게 시작된 구독 인연이 어느새 ‘한 지붕 2부 구독자’가 된 것이다. 처음에 고등학생 딸 송화와 함께 보다가 어느덧 딸이 취업해 사회인이 되면서 “〈시사IN〉 재정을 응원할 겸 별도로 구독을 하겠다”라고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채희병 독자는 충북 충주에서 대를 이어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부다. 사과로 널리 알려진 고장이지만 원래 충주에선 복숭아가 명물이었다고 한다.

가장 즐겨 읽는 지면은 정치와 사회면이다. “주로 과수원에 박혀 지내는 농부 처지에서는 사회와 정치가 순리대로 돌아가도록 정론을 펴는 매체에 대한 갈증이 컸는데 지금까지 〈시사IN〉만 한 언론을 찾지 못했다.” 정치·사회면 외에 각종 책 소개 지면도 눈여겨보고 있다. 그 와중에 시간이 흐를수록 젊은 세대의 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하는 발랄한 지면이 늘어나 따라잡기 벅차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우리 딸 송화는 그런 지면을 더 좋아하는 것 같지만 나한테는 안 어울려서…(웃음).” 그는 농민들이 겪는 농협의 문제점에 대한 기획기사를 꼭 좀 다뤄달라고 부탁했다. 거대 공룡처럼 몸집을 키워가는 농협에 비해 정작 조합원인 농민들은 심각하게 주리고 있다는 불만이다.

“글을 읽을 수 없는 날이 올 때까지는 구독할 테니 더욱 좋은 기사 발굴에 힘써달라”는 것이 채희병 독자의 당부였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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