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의 작은 학교인 두륜중학교에서는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정해진 방법이 없다. 인터넷 동영상을 봐도 괜찮고 친구에게 질문해도 좋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선생님한테 슬쩍 물어보면 된다. 아이들은 그렇게 떠들썩한 교실 안에서 하나둘씩 답을 찾아간다. 2020년 10월 중순 현재의 이야기다.
두륜중학교는 한국의 대다수 학교와 마찬가지로 올해 1학기를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새로운 수업 방식에 대한 호기심은 얼마 못 가 사라지고 말았다. 학생도 교사도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전남교육청이 지난 5월 중순부터 두륜중학교처럼 학생 수 60명 이하 학교의 대면 수업을 허용한 것은 스승과 제자들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었다.
도시의 큰 학교들이 3분의 1 등교, 격주 등교해 수업하는 이 시기에, 두륜중학교 학생들은 매일 등교하는 ‘특권’을 누린다. 이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조원천 선생님이 제기한 ‘너무 과밀하고 과대한 학교 시스템’의 문제점들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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