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조남진

우리 주변에는 빈곤층,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가 많다.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힘도 없고 제 목소리도 낼 수 없는 이들이다. 언론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등 힘 있는 사람과 집단을 감시·비판해야 한다. 이와 함께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해야 하는 것은 언론의 본령이자 책무이다.

흔히 여성의 날, 장애인의 날, 한글날 등에 즈음해 관련 기획기사를 쓰는 것을 ‘캘린더 기획’이라고 한다. 제11회 ‘대학기자상’ 심사를 하면서 보니 유난히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가 많이 출품되었다. 4월20일 장애인의 날에 즈음한 ‘캘린더 기획’이다.

그런데 유독 〈서울대저널〉 김예정 기자의 ‘교육의 경계에 선 아이들’에 눈길이 간 이유는 주제가 참신하고 신선했기 때문이다. 지능지수(IQ)가 85 이상이면 ‘비장애인’이고, 70 이하면 ‘지적장애인’으로 분류된다. 그 사이에 놓인 71~84는 ‘경계선 지능지수’이고 이런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거북이’로 불린다.

‘교육의 경계에 선 아이들’은 분명 사회적 약자이고 소수자이면서도 이런 어정쩡한 위치 탓에 사회적으로 더욱더 소외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는 ‘경계선 지능’과 관련된 여러 논문과 심포지엄, 공중파 시사 프로그램 등을 꼼꼼히 잘 살폈다. 특히 포털사이트의 관련 카페에서 ‘거북이’를 둔 부모들의 애타는 심경과 고민을 기사 도입부에 인용한 점, 교수와 교사 등 전문가 인터뷰를 기사 중·후반부에 적절히 잘 녹여낸 점 등 기성 언론 못지않은 완성도까지 갖췄다.

기자명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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