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나의 몸은 차의 룸미러라든가 거리의 쇼윈도라든가 하는 거울을 통해서만 주로 보인다. 나의 얼굴이나 옷차림을 보는 일은 낯설고 민망하다. 익숙한 것은 눈과 손가락이다. 보고 누르는 것이 결국 이 일의 전부다. 콜이 올 때 주변의 기사들보다 조금 더 빨리 반응해야 한다. 누군가는 튼튼한 다리가 더 중요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몇몇 신체기관을 제외하고는 마치 투명인간이 된 것 같다. 코와 입이 모두 달려 있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나의 몸은 이전보다 덜 안전하고 덜 보장받는다. 그러나 간편함이라는 말에 계속 투명해지고 만다. 노동하는 모두의 몸이 그렇겠지만, 우리는 어쩌면 거대한 플랫폼에서 살아가며 스스로의 몸을 지워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