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락김형진씨는 우버·타다·배민·요기요 등 주로 플랫폼에서 일을 찾는다.
ⓒ최형락일산 라페스타 부근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빈 택시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는 대리운전 기사들.
ⓒ최형락새벽 2시, 대리운전 기사 이창배씨가 콜을 기다리고 있다.

일하는 나의 몸은 차의 룸미러라든가 거리의 쇼윈도라든가 하는 거울을 통해서만 주로 보인다. 나의 얼굴이나 옷차림을 보는 일은 낯설고 민망하다. 익숙한 것은 눈과 손가락이다. 보고 누르는 것이 결국 이 일의 전부다. 콜이 올 때 주변의 기사들보다 조금 더 빨리 반응해야 한다. 누군가는 튼튼한 다리가 더 중요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몇몇 신체기관을 제외하고는 마치 투명인간이 된 것 같다. 코와 입이 모두 달려 있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나의 몸은 이전보다 덜 안전하고 덜 보장받는다. 그러나 간편함이라는 말에 계속 투명해지고 만다. 노동하는 모두의 몸이 그렇겠지만, 우리는 어쩌면 거대한 플랫폼에서 살아가며 스스로의 몸을 지워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자명 사진 최형락·글 김민섭(사회문화 평론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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