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부동산 ‘나홀로 상승’ 지속될까
  • 고동우 기자
  • 호수 77
  • 승인 2009.03.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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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개발 호재와 규제 완화로 잠실은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최고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실물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사IN 안희태
제2 롯데월드, 한강변 초고층 건물 허용 등으로 잠실 일대 부동산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띤다
서울 잠실에 가면 30년 넘은 ‘헌 집’이 ‘새 집’보다 비싸다. 최근 강남 3개 구(강남·서초·송파구)의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잠실주공5단지 이야기다.

아직 재건축이 진행되지 않은 5단지는 새 아파트가 들어선 다른 단지보다 2억여 원이나 더 비싼 10억8000만(112㎡)~12억6000만원(119㎡)에 거래된다. 서울시의 상업지구 용도변경 반대, 소형 평형 의무건설 비율을 둘러싼 이견 등 난제가 적지 않지만, 5단지 재건축조합 설립추진위원회 측은 “큰 문제는 없으며 2014년경 대한민국을 대표할 명품 아파트가 들어설 것을 확신한다”라고 주장한다.

잠실의 집값 상승 원인은 역시 제2 롯데월드와 한강변 초고층 건물 건립 허용,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컨텐츠팀장은 “투기지역 해제와 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 강남권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금리 인하로 대출부담 매물이 줄어들었고 여기에 개발 호재가 더해진 결과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여전히 ‘배고픈’ 표정이다. 최근 한창 입주 중인 잠실엘스아파트의 주민 이 아무개씨(43)는 “요즘 많이 올랐다고들 하지만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1억원은 더 높았다”라고 귀띔한다.

5단지에 사는 주민 김 아무개씨(75)는 “너무 오랫동안 재건축이 지연됐으니 그만 한 실익을 얻어야 하지 않겠느냐. 투기 지역 해제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추가적 규제 완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분간 등락 반복해나갈 듯

하지만 해제를 검토했던 정부는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자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값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불투명해진 것은 집값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다”라며 향후 시세를 이렇게 내다봤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호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여서 추후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 더구나 실물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3월 ‘제2의 금융 위기’ 논란마저 가시화하고 있어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저가 매물이 소진된 이후 추격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최근 오른 호가는 다시 조정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당분간 박스권 장세 속에 등락을 반복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같은 집값 급락은 없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강남권 ‘역전세난’도 심상치 않은데 잠실에서 공급이 한꺼번에 많이 늘어났고 경기 침체로 이사를 꺼렸다. 하지만 신규 단지들의 입주가 거의 마무리됐고 전세 물량도 모두 소화되고 있다”라며 그와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또 강남 집값을 움직일 실질적 변수로 ‘은행권 유동성 회복에 따른 자금 수혈과 경기회복’을 꼽으며 올 4분기를 ‘본격 회복기’로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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