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씨(48)는 음식에 관해 글을 쓰는 ‘맛 칼럼니스트’이다. 농민신문 기자 시절부터 전국을 떠돌며 음식에 관한 글을 쓴 지 어느덧 20여 년. 웬만하면 ‘맛집 소개’ 따위 글을 쓰지 않고 불고기며 김치 등 우리 음식의 뿌리를 찾는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여느 음식평론가와는 사뭇 다른 내공을 지녔다. 가령 그는 “간장 양념이 기본인 불고기는 일제 시대 때 등장한 일본 음식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한다. 쉽게 말해 일본의 야키니쿠(燒肉)가 불고기의 원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여러 문헌 등을 살펴보고 내린 결론이다.   

그는 지금 농림부 등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경상도 막장이나 신안 천일염 같은 지역 특산품을 어떻게 하면 외식업체 메뉴에 접목시킬 것인가가 그의 고민거리다. 지역 특산 음식 중 알려지지 않은 것을 상품화하기 위해 삼척이나 보령 등으로도 부지런히 쏘다닌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한식 세계화’의 방향성에는 쓴소리를 한다. “무엇이 진짜 우리 음식인지 연구하고 발굴해 외국인에게 우리 것의 ‘스토리’를 전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식탁 위에 올릴 메뉴 개발에만 치중한다”라는 지적이다. 그가 지금 향토지적재산본부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틈틈이 자기 블로그(http://blog.naver.com/foodi2)에 추어탕이며 청국장 같은 우리 음식에 대한 글을 써 올리곤 한다.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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