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임병식 인턴기자
“저는 잘못하지 않았고 오히려 잘했습니다. 가서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2월7일 아침 9시께 서울 반포동 세화여자중학교 교문 앞. 세화여중 수학 담당 김영승 교사(39)는 왼쪽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 ‘부당 징계 교사를 아이들 곁으로’라는 흰색 글씨가 리본을 수놓았다. 교문 안에서는 수업 대신 징계위원회가 김 교사를 기다렸다.

지난해 10월 수업시간에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일제고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김 교사는 교육기본법에 따라 시험 선택권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있다고 대답했다. 10월14일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시간, 세화여중 3학년 학생 100여 명은 백지답안을 ‘선택’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일제고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다며 세화여중 설립재단 일주학원에 김영승 교사 징계를 권고했다.

김 교사는 700장이 넘는 관련 자료와 탄원서, 21쪽에 이르는 소명서를 준비해 징계위원회 소환에 응했다. “교장의 지시와 자신의 신념이 다를 경우 이번처럼 행동하겠는가?”라는 징계위원의 질문에 김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하기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김 교사는 징계를 받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기자명 임병식 인턴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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