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국정원 ‘흑역사’


BMW 돌진하고 ‘줄서기’ 바빴네

내 별명이 ‘부원장’이라고?

전 국정원 직원이 법정 다툼 벌이는 까닭

저 판사님 알고 보면 변호사인 걸까

 

 

〈시사IN〉은 원세훈 전 원장의 답변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했다. 원 전 원장은 접촉을 피했다. 대신 부인 이 아무개씨가 〈시사IN〉 기자의 물음에 답했다. 원장 재임 시절, 이씨는 국정원 내에서 ‘부원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원세훈 전 원장은 어떤가?
건강이 안 좋으시다.

국정원 간부 부인들이 많이 따랐고 모임도 많았다고 하던데.
나만 한 게 아니고 옛날부터 장관 부인 모임처럼 그런 모임들이 있었다. 국정원 조직이 폐쇄적이어서 다른 조직보다 엄격한 것 같다.

직원들 사이에 별명이 ‘부원장’인 건 알고 있나?
전혀 모른다. 원에서 같이 살았기 때문에 공관 이외는 잘 모른다. 뭘 할 수 있어서 부원장인가. 나쁜 사람은 나쁜 말을 하니까.

ⓒ다음 지도 갈무리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입주해 있는 한 도곡동 빌딩. 원 전 원장은 이 건물에 잠시 거주했다.

도곡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서는 얼마나 살았나?
왜 살았는지 이유는 잘 모른다. 공관이 굉장히 오래되어 천장에서 물이 샜다가 말랐다가 하니까 집에서 냄새가 나서 옮겨야 했다. 예전에 살던 분들이 집을 안 고치고 떠나다 보니 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나가려고 보니까 전셋값이 너무 비쌌고, 상황실이 같이 따라가야 했다. 상황실이 따라가야 하니 비용이 2배가 든다고 했다. 그쪽으로 가면 전세금을 안 내도 되지 않나. 그리고 또 나중에 여러 가지 쓰임새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방호원들 중에 당신 때문에 인사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는데.
내가 옛날에 선생님을 했다. 사사로운 감정으로 야단친 것은 아니다. 내가 무슨 기운이 많아서 혼을 내겠나. 정확한 것을 몰랐을 때 이렇게 하면 된다고 얘기해준 적은 있다. 내가 야단을 쳤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랑이 있을 때 야단을 쳐야지, 야단을 쳐서 내가 뭐 즐거운 일이 있겠나.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때문에 원 전 원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
근본적으로 그런 일은 전혀 있을 수가 없다.

사실이 아니라고?
그들(직원)이 댓글을 썼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지만 위에서 어떻게 시킬 수 있나. 전혀 아니다. 인터넷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각 부서에 댓글을 쓰라고 했다는 얘기는 들었다.

원세훈 전 원장이 국정원에 심리전단을 만들었고 지시하지 않았나?
지금 재판 중인데 원장이 어떻게 세세하게 알 수 있겠느냐. 국정원장 일은 그런 일상적인 일이 아니고 해외 관계에 대한 일이 주로 많다고 들었다. 사실무근이다. 상식적으로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2심 판결의 주요 증거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지 않았나.

그래도 국정원 수장으로서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도의적 책임은 모르겠으나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겠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행자들이 국정원의 업무에 벗어난 일을 했는지 판단해야 될 것이다. 국정원 직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윗사람들은 세세히 잘 모른다.

원장 끝나고 스탠퍼드 대학으로 가려고 했다.
우리가 가려고 한 건 아니다. 그때는 그만두고 몸이 안 좋아서 일본에 1주일 가려고 했던 건데, 스탠퍼드 대학에 간다고 신문에 났다. 우리가 스탠퍼드를 가려고 한 적은 없었다.

원 전 원장 재임 시절 스탠퍼드 대학 한국학연구소에 2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연구원 자리를 만들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중에 언론에 스탠퍼드에 돈을 기부했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 무슨 얘기인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펀드에 기부했던 그 돈이 시드 머니(seed money)가 되어 불어났단 이야기는 들었다. 연구에 쓰이고 그런다는 것까지는 들었다.

기자명 정희상·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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