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이명익

“진실한 사람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대국민 담화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밝힌 ‘진실한 사람’의 정의다. ‘진실한 사람’이라면 이번 총선에서 무한 애정을 표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거듭 전해진 탓일까? 전국에서 자신을 ‘진실한 사람’이라고 칭하는 인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2013년 8월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다. 진위의 왜곡과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던 김 전 청장은 대구 달서을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1월13일 찾은 그의 선거사무실 초입엔 ‘청문회 선서 거부’ 현수막이 자랑스레 걸려 있었다. ‘형사재판에 대한 우려’를 주장하던 그는 어느새 ‘야당의 정치공세에 맞선 투사’로 변해 있었다.

청문회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진실’을 밝히는 일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진실을 말하겠다’는 내용의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인사가 스스로 ‘진실한 사람’이라며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대통령의 설명이 잘못된 건지, 듣는 사람이 잘못 해석한 건지, 아무튼 ‘진실한 사람’은 2016년 총선의 가장 헷갈리는 화두 중 하나다.

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