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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부수 조작’ 현재진행형?

조선·중앙·동아의 유료 부수가 최하 70만〜100만 부 수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수년째 정확한 부수 공개를 거부하는 이들 3사는 여전히 200만 부 안팎의 ‘허황된 수치’만을 제시한다.

고동우 기자 intereds@sisain.co.kr 2008년 07월 22일 화요일 제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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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각 지국에 발송되는 신문 가운데 60% 정도가 유료 부수다. 나머지는 파지 수입상 등으로 직행한다.
신문 발행부수 공사(公査) 기구인 한국ABC협회가 2002년과 2003년 조선일보의 유료 부수를 해당 신문의 요청에 따라 조작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조선·중앙·동아의 최근 발행부수(인쇄부수)가 공개돼 관심을 끈다. 7월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측이 조·중·동 3사 인쇄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각각 206만 부, 163만 부, 153만 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촛불집회와 절독운동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4월 조사된 수치로, 현재는 이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와 비교하면(오른쪽 표 참조) 2002년(ABC협회 공사)에 비해 조선은 약 32만 부, 중앙은 42만 부, 동아는 52만 부가 줄어 신문시장이 전반적인 위기 상황임을 실감케 했다.

유료 부수 비중 고작 50~60%?

그렇다면 광고 단가 등의 기준이 되는, 해당  신문의 ‘실질적인 영향력’이라 할 수 있는 유료 부수는 얼마나 될까. 이번 언론노조 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료 부수가 발행부수의 약 7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던 2002년 ABC협회의 공사 결과를 대입하면 추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조·중·동의 현재 유료 부수는 각각 155만 부, 122만 부, 115만 부 수준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실제 유료 부수는 이보다 훨씬 더 적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 당시 ABC협회의 조사는 ‘조작’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선일보 측은 “조작하려 했다면 고작 8만 부에 그쳤겠느냐”라고 발끈했지만, “우리로서는 단골 고객의 주장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라는 당시 협회 관계자의 증언에 비추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른 한편, 전·현직 신문지국장의 모임인 전국신문판매연대가 2006년 조선·동아의 서울 시내 일부 지국을 조사한 결과도 주목된다. 당시 이 단체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유료 부수 비중이 본사에서 발송한 부수의 50~60%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무가지·기증지·홍보지로 쓰이거나, 아예 뜯지도 않고 파지 수입상 등으로 직행했다(폐신문)는 이야기다.

   
조선일보(왼쪽)와 중앙일보(오른쪽)는 3~6년 전 발행부수를 여전히 현재 부수인 것처럼 소개한다.
이 경우 조·중·동의 현재 유료 부수는 각각 103만~124만 부, 82만~98만 부, 77만~92만 부로 급전직하한다. 각각 176만 부, 153만 부, 154만 부로 발표된 지난 2002년 조사와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수치를 공식 확인할 길이 없다. 조·중·동 3사 모두 발행부수와 유료  부수 공개를 의무화한 신문법을 ‘보란 듯이’ 어기고, 벌금을 물면서까지 정확한 부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벌금 2000만원이 광고 단가 등에서 발생할 손해보다 훨씬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전히 ‘허황된 부수’를 대외로 공표한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2002년 ABC협회 공사 결과인 238만 부를 아직도 현재 부수인 것처럼 소개한다. 중앙은 그나마 좀 양심적인 편이어서, 지난 2005년 말 수치인 180만 부를 자사 홈페이지에 걸어놓았다. 동아는 아예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다만 “450만 독자에게 (뉴스를) 전달함으로써 대한민국 최고의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는 홍보 문구가 눈에 띈다.

‘정당한 경제활동’ 운운할 자격 있나

신문법상에 명시된 신문 부수 조사·공개 기구인 신문발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실과 거리가 먼 수치’라고 잘라 말했다. “유료  부수도 아니고, 광고주나 독자에게 아무런 판단 근거도 못 되는 숫자라고 봐야 한다. 특히 신문시장과 광고시장이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수년 전과 비교해 절대 많거나 같을 수는 없다.”

   
이같은 평가는 2005년 6월 <기자협회보>의 조사와 비교해도 확인된다. 당시 <기자협회보>는 “조·중·동 3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발행부수를 문의한 결과, 각각 203만 부, 181만~183만 부, 179만~180만 부로 나타났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역시 2002년, 2003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최하 150만 부대로 드러난 이번 언론노조 조사는 조선일보만을 제외하고는, 3년 사이에 여기서 또 떨어진 부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206만 부로 오히려 3만 부가 증가한 조선의 경우는, 무가지 대량 발행 등 ‘공격 경영’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언론노조 탁종열 교육조사국장은 “기본 사실부터 속이는 조·중·동이 어떻게 ‘정당한 경제활동’ ‘공익 기업’을 운운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한다. “조·중·동은 최근 시민과 누리꾼의 광고 중단운동을 ‘정당한 경제활동을 하는 신문사의 권리를 짓밟는 명백한 폭력행위’(조선)라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주와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기업이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2006년 6월, 조선·동아 등이 낸 신문법 관련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문 내용도 그렇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신문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해 공적 기능과 사회 책임이 크기 때문에 소유 구조는 물론이고, 경영 활동에 관한 자료를 신고·공개하도록 함으로써 그 투명성을 높이고 신문시장의 경쟁 질서를 정상화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구독자와 광고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정당화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조선일보 역시 스스로 거의 같은 이야기를 해왔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 강효상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6월 “언론사는 일반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는 다르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언론사는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언론 자유를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 공익적 기업이다”라며 누리꾼의 광고 불매운동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렇다면 공익 기업으로서 권리만 찾으려 하지 말고, 그 의무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조선일보 측은 “부수 조작 논란에 대해서는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세워졌다”라며 관련 질의 자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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