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11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시사IN〉창간 선포식.

Ⅰ. 독립(Independent)

세상 어디에도 없는 언론

8년 전 편집권을 지키려다 거리로 쫓겨난 기자들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을 만들겠노라 선언했을 때, 이것이 실현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은 기자들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독자들이 이를 가능케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자들이 한푼 두푼 주머닛돈을 보내오면서 이틀 만에 2억원 넘는 돈이 창간 기금으로 모였고, 이를 종잣돈 삼아 사주(社主) 없는 언론, 곧 경영과 편집이 확실하게 분리된 언론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 언론은 창간 8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 주간지로 우뚝 섰다. 한 언론학자의 말마따나 ‘세계 언론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2007년 9월15일 〈시사IN〉 기자들이 막 인쇄된 창간호를 살펴보고 있다.

Ⅱ. 탐사(Investigation)

작지만 강한 언론

창간호에 실린 신정아씨 인터뷰가 방송 3사 메인 뉴스 첫머리를 장식하는 것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시사IN〉은 창간 이후로도 크고 작은 특종을 놓치지 않았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사건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구원파 유병언 회장의 마지막 메모 보도 등이 한국 사회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국정원·기무사 댓글 사건 재판 중계,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연속 보도처럼 국가 권력기관을 감시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시사IN〉은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이달의 기자상’, 동아투위가 수여하는 ‘안종필 자유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2007년 편집권 침해에 항의하며 천막 편집국을 꾸린 기자들.

Ⅲ. 통찰(Insight)

세상 보는 눈을 길러주는 언론

‘현상 너머 이면을 탐사하는 언론’ ‘깊이 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통찰하는 언론’을 지향해온 〈시사IN〉은 창간 초기부터 다른 매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기획기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정통 시사지다운 탐사 보도와 개성 넘치는 기사 및 칼럼으로 고정 팬을 거느린 기자와 필진이 많다는 것이 〈시사IN〉의 특징이기도 하다. ‘굽시니스트’ 만화, 교육 칼럼,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등 고정물 또한 한창 세상 보는 눈을 키워나가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다.

독자와의 접점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5 〈시사IN〉 기자학교.

Ⅳ. 소통(Interaction)

독자와 함께하는 언론

독자들에 의해 탄생한 〈시사IN〉은 2008년 촛불집회 때 ‘거리편집국’을 차린 것을 필두로 독자들과 늘 부대끼며 함께해왔다. 신년 강좌, 함께 걷는 길, 기자학교, 독자편집위원회 등이 그것이다. SNS 같은 온라인·모바일 영역에서 〈시사IN〉이 신흥 강자로 떠오른 것 또한 독자를 만나는 플랫폼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믿음직한 서포터스이자 때때로 기자들을 채찍질하는 ‘특급 사수’이기도 했다. 독자 제안으로 시작된 ‘노란봉투 캠페인’이나 ‘최저임금으로 한 달 살기’ 뉴스펀딩이 성공할 수 있었던 힘은 오직 독자로부터 나왔다.

기자명 김은남 기자 다른기사 보기 ke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