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는 여자 둘이 나섰다. 10년 지기 친구 윤이나(32·왼쪽)·홍진아씨(32)는 지난 4월부터 티셔츠와 가방을 팔아 수익금의 일부를 여성단체에 기부했다. 앞면에 ‘Go Wild, Speak Loud, Think Hard(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를 새겼다. 개그맨 장동민이 JTBC 〈마녀사냥〉에 출연해 모델 한혜진에게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하고, 내가 싫어하는 모든 걸 갖췄다”라고 한 ‘농담’을 계기로 이에 대응하며 트위터 등 SNS에서 시작된 구호였다.

 

ⓒ시사IN 윤무영
일명 와일드블랭크프로젝트. 각자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새벽 동대문시장을 찾아다니며 설쳐대는 까닭은 여성 혐오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특정 연예인을 비난하거나 무조건 탓하려는 게 아니라, “나는 너의 설침을 사랑해”라고 당당히 말하고 지지하기 위해 시작한 활동이다. 에코백은 1차 판매 20분 만에 매진됐다. 반응이 좋아서 2차 판매까지 했다. 지금은 티셔츠 판매에 집중하고 있지만 추가 판매 요청이 워낙 많아 고민이다.

물건 포장을 주로 맡아 ‘포장’ 이사라고 자칭하는 홍진아씨는 “페미니즘 이슈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20대 초반들이 에코백과 티셔츠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여성혐오 이슈까지 생각하며 페이스북에다 태그를 걸고 노는 모습이 재미나고 좋았다”라고 말했다. 서류상 사장인 바지 사장을 패러디해 ‘치마 사장’이라고 스스로를 일컫는 윤이나씨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하고 싶다고 했다. 문의는 페이스북(/wildblankproject) 등을 통하면 된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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