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명성(名城)의 하나로 꼽히는 구마모토 성은 임진왜란의 선봉장 중 한 명이었던 가토 기요마사가 구축한 성이다. 우리와는 악연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캐릭터 중 가장 유명한 구마몽(곰 모양 인형)이 있는 지역으로 한국 관광객들도 친근하게 느끼는 곳이다. 구마모토 현은 충청남도와 30년 넘게 교류를 해오고 있기도 하다. 또한 갯벌이 많은 아마쿠사 제도의 풍광은 한국의 서해안이나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풍광과 비슷하다. 아마쿠사 제도의 규슈올레 코스를 걸으면 우리와 다른 줄 알았던 일본이 서로 많이 닮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휴화산 사쿠라지마에서 터져 나온 화산재가 시내까지 날리는 가고시마는 일본이 자연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보존하면서 공생을 도모하는지 잘 살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원시림이 잘 보존된 야쿠시마가 대표적이다. 가고시마 항구 주변에 여기저기 쌓인 화산재를 본 후 배를 타고 야쿠시마 원시림에 다녀오면 일본이 개발 욕망을 어떻게 자제하고 자연을 보존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화산지형인 가고시마 현은 특히 제주도와 닮아서 이부스키 코스를 걷다 보면 제주올레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관광객을 유치하면서도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지키고 있는 가고시마는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개발 광풍이 분 제주도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도 생각해보게 만든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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