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현과 사가 현 그리고 나가사키 현이 위치한 규슈 북서부 지역은 일본이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고대 한반도로부터 문물을 받아들인 흔적과 중국으로부터 문화를 수입하던 유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던 곳을 두루 볼 수 있는데 ‘일본의 정신을 지키고 서양의 기술을 받아들인다’는 화혼양재(和魂洋才)의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식 전통과 서양 문물을 결합하는 방식은 돈가스나 카레라이스 등 서양 음식을 자기 식으로 변형해서 주식인 쌀을 먹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발전시킨 일본식 식문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북서부 지역은 또한 일본이 세계로 진출하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라쓰 코스에 있는 성터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으로 출병하던 일본 군대가 집결했던 곳이다. 끝없이 열도를 벗어나 대륙으로 진출하고자 했던 일본의 욕망과 그 부질없는 욕망이 남긴 잔상을 확인할 수 있다. 나가사키에서는 원자폭탄 피폭 유적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북서부 지역에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가 본토 방어를 위해 구축해놓은 진지들도 남아 있다. 북서부 지역의 규슈올레 코스를 걸으며 일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느껴보자.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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