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보도를 계기로 언론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유족의 목소리를 담기보다 정부 발표에만 의지했던 언론 보도는 오보를 연발하고 불신을 초래했다. 어디서부터 우리 언론이 잘못된 것일까? 다큐멘터리 〈슬기로운 해법〉은 조선·중앙·동아의 언론 독점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42위에서 44위로, 다시 44위에서 50위로, 다시 50위에서 57위로 떨어졌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한 순위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14년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그리고 20명이 넘는 해직 언론인이 있다. 이명박 정부 때 해직된 이들 언론인은 아직도 복직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대한민국 언론 현실의 절반만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에 맞서는 진보 언론과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만 당하는 일이다. 그 반대편에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언론인, 그리고 심지어 정권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언론사도 있다. 정부에 맞선 언론인들이 해직될 때 반대편 인사들은 정권의 핵심으로 영전한다. 정부와 기업의 광고는 이들 언론사에 집중된다.

다큐멘터리 영화 〈슬기로운 해법〉은 그 반쪽 언론사들을 분석한다. 그들이 어떻게 기득권과 영합하고, 기득권을 지켜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익을 키우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짚어낸다. 조·중·동 3사가 어떤 식의 보도로 아파트 값을 견인하는지, 자신들의 언론 독점을 비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어떻게 괴롭혔는지를 설명한다.

〈슬기로운 해법〉은 친절하다. 보수 언론이 어떻게 독자를 기만하는지 자세하게 보여준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괴롭혔고, 어떤 왜곡 보도 수법으로 그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매도했으며, 어떤 비겁한 칼럼으로 여론을 오도했는지를 차분히 복기한다. (5월15일 개봉)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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