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전에 경북 안동에서 자살한 장애인 부부가 수사기관의 조사에 대해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A(46)씨와 B(37·여)씨 부부는 지난 22일 오후 3시께 안동시 송현동의 한 단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선천적 장애로 지체장애 3급이고, 부인 B씨 역시 정신지체 2급에 시각장애 1급의 중복 장애를 안고 있었다.

이들의 시신이 발견된 방에는 타다 남은 연탄 1장과 장문의 유서가 남겨졌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지난 22일 경북 안동시 송현동 단칸방에서 아내(37)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A(46)씨가 사법기관 등의 조사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문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족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유서 공개를 거부했지만 유족이 이를 공개했다. 2014.3.26
ⓒ연합뉴스 지난 22일 경북 안동시 송현동 단칸방에서 아내(37)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A(46)씨가 사법기관 등의 조사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문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족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유서 공개를 거부했지만 유족이 이를 공개했다. 2014.3.26
A씨 부부는 유서에서 "세상천지에 아이들을 상대로만 조사를 하다니 이런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결백합니다. 혐의를 벗기 위해 저희 부부는 마지막 선택을 합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한 아동 상담기관의 상담 내용과 경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의 혐의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집이나 길거리 등에서 8차례에 걸쳐 자신의 큰 딸(15)을 성추행했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 "(A씨의) 큰딸이 피해 사실을 명확히 진술했고, 둘째 딸(12) 역시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해 기소했다"면서 "(A씨는) 실형 선고 가능성이 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밝힌 공소 사실에는 두루뭉술한 범행 장소만 있을 뿐 구체적인 일시가 없어 재판부는 검찰측에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A씨의 형수 최모(60)씨는 "시동생이 경찰에 불려가기 전까지는 어느 가정 못지 않게 화목했다. 제발 누구라도 나서서 시동생 부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사건은 상담센터의 조사를 거쳐 우리(경찰)한테 넘어와서 한 차례 조사했을 뿐"이라며 "유서 내용과 관련해 장례를 치르고 나서 가족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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