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요? …더 잘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고 봅니다.”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무 없이 권리를 누리려 한다면 도둑놈 심보죠.”

〈월간조선〉 3월호에 실린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씨 인터뷰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SBS 〈자기야〉에 출연하며 ‘국민 사위’로 불리던 그였다. 누리꾼들은 독재 옹호·여성 폄하·자녀 기본권 제한 등 그가 드러낸 일련의 사고방식을 가리켜 ‘함익병(病)’이라 명명했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 임기 3.75년설’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함씨의 녹화분은 논란 뒤에도 그대로 전파를 탔지만, 자신이 한 ‘막말’ 때문에 출연정지를 당한 이도 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지난 1월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호남인들이 ‘부산 정권 만들겠다’는 문재인에게 90% 몰표를 주는 것은 정신질환”이라 발언하고 호남을 ‘민주당의 노예’라 비유한 데 대해, 채널A가 그를 모든 프로그램에서 영구 출연정지시킨 것.

방송 직후 채널A는 1분간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변씨의 “존재 자체가 통편집”(진중권 동양대 교수)된 사건에 SNS에서는 ‘채널A조차도 그를 생방으로 담을 그릇은 되지 못했군’ ‘막장방송에서도 포기한 인생… 어떤 기분일까?’라는 탄식이 이어졌다.

‘쳐부술 원수’ ‘암 덩어리’ 등 격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도 화제가 됐다. 박 대통령은 3월12일 회의 자리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불타는 애국심, 나라 사랑하는 마음. 절대로 대한민국이 여기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라며 비장한 각오로 임해달라고 말했다.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애국심이 불타고 있잖아요…” “애국심을 불태워야 하는데 비가 오네” 등 ‘불타는’과 ‘애국심’의 인상적인 조합을 곱씹는 누리꾼이 많았다.

정작 활활 타오르는 건 따로 있다. 국정원 출신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그 작은 서류 하나”가 조작됐다고 해서 간첩 조작인 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여전히 ‘중국 음모론’을 제기하는 김진태 의원, 간첩 조작 책임을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돌리는 유수택 최고위원 등 새누리당 인사들의 절절한 국정원 사랑이 눈물겹다. 가만,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애국심이란 게 혹시…?

기자명 전혜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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