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수업 시간인데, 쉬는 시간에 제가 전화를 할게요.” 밤 8시. 전화가 왔다. 유현아양은 올해 수험생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들다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수능 그날을 위해 매일 밤 12시가 넘어서 집에 ‘들른다’. 

유양이 〈시사IN〉을 처음 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다. 엄마가 선물이라며 정기구독을 해주었다. 꾸준하게 읽다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잠시 손에서 놓았는데, 안 되겠다 싶어서 수험생 하루 계획표에 다시 ‘〈시사IN〉 읽기’를 넣었다. 유양은 매일 잠자기 10분 전에 〈시사IN〉을 꼼꼼히 읽는다.

 
수험생인데도 〈시사IN〉을 놓지 않는 것은 진로 때문이다. 사회학을 전공해 시사 프로그램 프로듀서가 되는 게 유양의 꿈이다. 〈시사IN〉 지면에서도 사회면을 주로 읽는다. 인상적인 기사로, 여수 기름 유출 사건을 다룬 김동인 기자의 르포 기사를 꼽았다. 

이 여고생 독자는 〈시사IN〉의 부족한 점도 거침없이 꼽았다. “정치 기사가 너무 어렵다” “특목고 등 교육 문제를 더 다뤄달라” “그룹 JYJ 팬인데, 거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불공정에 대해 심층 취재해달라”….

유양은 외동딸이다. 올해 누구보다 가슴을 졸일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생각을 좀 정리한 뒤 알려줄게요”라며 10분 뒤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불피씨(엄마)와 불뚝씨(아빠). 온실 안과 밖을 넘나드시며 작지만 속은 꽉 찬 나무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P.S. 이선재·이승민. 이 언니가 많이 사랑한다.”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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