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하이테크놀로지를 만나다 김세서리아 지음, 돌베개 펴냄
신사임당은 훌륭한 아들을 키워낸 어머니이자 남편 내조에 충실한 아내였으며 시부모를 잘 공경한 효부였다. 동시에 신사임당은 다른 면모도 있었다. 혼인 후에도 시집에 들어가지 않고 오랫동안 친정에 머물러 살았다. 자신의 예술적 감각과 문학적 소질을 결코 묵히지도 않았다. 그 안에서 신사임당은 당시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의 규범과 끊임없이 갈등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신사임당’은 예부터 지금까지 역할 갈등에 시달리는 모든 여성들을 대표하는 보통명사이다. 수많은 신사임당들, 즉 여성들의 삶을 살피면서 저자는 한 가지 키워드를 더 접목시켰다. 바로 ‘하이테크놀로지’다. 초음파 기술이나 시험관 아기 등 임신과 출산을 돕는 각종 생식 기술, 용모를 바꿔주는 미용성형 기술, 가사노동에 드는 노고를 줄여주는 가전제품의 발명 등 오늘날 여성의 삶을 설명할 때 과학기술의 발전을 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이 하이테크놀로지가 여성의 삶을 정말 바꿔놓았을까? 오히려 그 너머에 더욱 교묘하고 억압적인 현실을 남기고 있다는 아이러니의 지점을 고찰하고 있다.

국가 간의 정치 1·2 한스 모겐소 지음, 이호재·엄태암 옮김, 김영사 펴냄 독일 출신의 미국 정치학자 한스 모겐소는 이상주의적 정치관을 벗어나 국제정치를 권력 다툼의 경합장으로 파악하는 현실주의적 관점을 설파해왔다. 그러한 내용을 1943년부터 1971년 은퇴할 때까지 시카고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과목을 강의해왔다. 그 강의안을 정리한 책이 바로 〈국가 간의 정치〉이다. 이 책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국제정치학의 교과서로 군림해왔다. 〈국가 간의 정치〉를 읽으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이 지향하는 국제정치철학이 보인다. 모겐소 교수는 인간을 이성적 주체로 파악하는 유럽 사회의 유토피아적 정치관 대신 홉스나 마키아벨리가 주장했던 ‘힘의 정치’ ‘권력 정치’를 주창했다. 그의 철학을 받아들인 전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국가 간의 관계를 권력정치, 현상 유지, 동맹, 세력 균형 등의 개념을 통해 인식했고 지금까지도 그 근간은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2000년 〈현대국제정치론〉이라는 이름으로 한 차례 출간했지만 이번에 새로운 번역과 해제를 통해 새롭게 책의 전문을 소개했다.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그 영화의 시간 이동진 지음, 예담 펴냄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두 번째로 내놓은 영화감독 인터뷰 모음이다. 목차는 단 세 꼭지, 박찬욱·최동훈·이명세 감독이 전부다. 한 감독에 대여섯 번씩, 길게는 한 번에 열 시간씩 인터뷰한 결과를 원고지 3000장에 달하는 글에 실었다. ‘한국 영화에 대한 연애편지’로 읽어도 무방하다.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피터 싱어 지음, 노승영 옮김, 시대의창 펴냄 윤리와 자기 이익이라는 양가적인 감정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현대인에게 실천주의 윤리학자 피터 싱어는 진정으로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 사회 구성원의 10%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 세상은 그 어떤 정부가 주도한 변화보다 더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말한다.

장사의 기술 주희춘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북에 개성상인이 있었다면 남에는 병영상인이 있었다. 병영상인은 조선 태종 17년에 군사 시설인 전라병영이 강진군 병영면으로 옮겨오면서 세력을 형성한 상인 집단이다. 이들의 태동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병영상인의 자취와 활약상을 지역 신문기자가 5년간의 취재로 발굴·기록했다.

갖고 싶은 세계의 인형 유만찬·김진경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세계 인형을 수집해 인터넷 쇼핑몰과 함께 작은 세계인형전시관까지 운영하고 있는 ‘인형 마니아’들의 세계 인형 안내서. 과테말라의 걱정인형, 필리핀의 바롱 타갈로그 인형, 가나의 토킹 드럼 인형 등 세계 전통 인형에 대한 이야기는 곧 세계 곳곳의 ‘이야기’에 대한 소개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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