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6 1~5권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옮김, 열린책들 펴냄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라틴아메리카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유작 소설이다. 오랫동안 정치적 망명 생활에 쇠약해진 볼라뇨가 숨을 거두기 직전 출판사에 넘긴 〈2666〉은 2008~2009년 〈뉴욕 타임스〉 〈타임〉 등 여러 유력 매체가 ‘최고의 책’으로 선정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볼라뇨는 〈2666〉에서 ‘연쇄 살인마’와 ‘유령 작가’라는 두 가지 축을 통해 전쟁·독재·대학살로 점철된 20세기 악의 기원과 진화를 파헤쳤다. 특히 후아레스에서 자행되는 여성 연쇄 살인사건에 대해 볼라뇨는 생전의 인터뷰에서 “(후아레스는) 우리의 저주이자 우리의 거울이다. 우리의 좌절에 대한 불안한 거울이며, 우리의 자유와 욕망에 대한 치욕적인 해석의 거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독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짜임새는 볼라뇨 소설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2666〉의 구성과 등장인물 또한 과거와 현재, 허상과 실재가 혼재돼 있다. 볼라뇨가 제목으로 정한 ‘2666’이라는 숫자에 대한 의미도 분명치 않다. 제목의 해석 또한 독자의 몫으로 남겨졌다.

아킴 달리다 클로드 K. 뒤부아 글·그림, 김희정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짧은 글과 뭉툭한 연필심으로 그린 듯한 그림으로 이루어진 얇은 책이지만, 그 어떤 장편소설보다 울림이 크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괴물 앞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달리기뿐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폭격으로 마을이 부서지고 이웃 사람들이 죽고, 가족을 잃고, 포로로 잡혀가 군인들의 뒷수발을 들다가 탈출해서 난민 구호 지역에 머물다 엄마를 만나게 된다. 전쟁을 규탄하는 강한 구호도, 아이를 불쌍히 여기는 감성적인 문장도 없다. 하지만 책은 멍한 얼굴로 부서진 자기 집과 죽어가는 사람을 바라보고, 낯모르는 아이들 틈에서 묵묵히 허기를 달래고, 손을 내밀어주는 다른 아이의 엄마 품에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자그마한 아이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어른들이 저지른 큰 잘못을 뼈저리게 깨닫게 만든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 사망한 사람 수는 12만명 이상이고, 그 가운데 절반인 6만여 명이 민간인이다. 그중의 10%, 6300여 명은 어린이 사망자이다. 8년9개월간 지속된 이라크 전쟁으로 생긴 고아는 300만명을 훌쩍 넘는다.

노력 금지 놀공발전소 지음, 이야기나무 펴냄
‘놀이’와 ‘교육’을 조합해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놀이교육연구회사 ‘놀공발전소’의 창립과 활동 등을 담은 책이다. 10대에는 대입, 20대에는 취업, 30대에는 결혼, 40대에는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당신에게 이 책은 잠시나마 멈춰보길 권한다.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최재목 지음, 책세상 펴냄 양명학과 동아시아 사상사를 연구하던 동양철학자가 유럽 대륙으로 떠났다. 동양의 눈으로 바라본 서양의 모습을 기록했다. 이성과 감성, 학문과 예술, 철학적 사유와 문학적 감수성이 다채롭게 교차하는 ‘확장된’ 여행 인문학을 낳았다. 직접 찍은 사진과 자신이 그린 그림 등 여러 형식의 여행기가 담겼다.

이중톈 중국사 02 이중톈 지음, 김택규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국 최고의 역사 고전 해설가 이중톈의 중국사 해설서. 제1권 ‘선조’에 이어 제2권 ‘국가’ 편이 나왔다. 이중톈은 그리스·로마·미국·인도의 역사를 비교해 중국 문명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했다. ‘세계 문명 속의 중국 문명’을 깊이 살펴 ‘중국 문명 속의 공동의 가치’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플루트의 골짜기 고종석 지음, 알마 펴냄 절필 선언 이후에도 그의 책이 연이어 출간되는 것은 그만큼 그가 쌓은 저술의 역사가 길다는 의미다. 〈플루트의 골짜기〉는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고종석의 단편소설을 묶은 선집이다. 이를 시작으로 언어·시사·문학·에세이 등 다방면의 글을 엄선해 묶은 선집을 연속 출간할 계획이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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