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시편 고은 지음, 창비 펴냄 올해로 등단 55년째인 고은은 현역 시인이다. 2년 전 〈내 변방은 어디 갔나〉와 〈상화 시편: 행성의 사랑〉을 동시에 펴낸 그가 이번에는 607편의 시가 담긴 1016쪽짜리 시집을 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반년 만에, 이탈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과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이 시들을 써냈다는 사실이다. 서문에서 시인은 “‘죽을 때도, 죽어갈 때도 시를 쓸 수 있어?’라고 내가 나에게 묻는다면 즉각적으로 이렇게 답할 것이다. ‘쓸 수 있다. 쓸 수 없다면 죽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정녕 이렇다면 시는 죽음 앞에서, 죽음 속에서 시이다. 궁극도 근원도 굳이 필요 없다”라고 말하며 강한 창작 의지를 드러냈다. 이 열정적인 현역 청년 시인에게 문학평론가 최원식 교수는 추천사에서 “찰나에서 찰나로 미끄러지는 죽음의 시편이요, 그 찰나 찰나가 해탈의 이행의 되는 초월의 시편이다. 자유, 대자유, 마침내 자유조차 잊는 그런 자유함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 시집을 읽으면 고은 시인을 안도현 시인이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여전히 청춘으로 사는 귀신’이라고 말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18 그리고 19
강신주의 감정수업 강신주 지음, 민음사 펴냄 팟캐스트와 대중적 글쓰기를 통해가장 뜨거운 인문학 강사로 부상한 철학자 강신주가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풀었다. 그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자기 감정의 주인으로 살라고 충고한다. 내면의 여행을 위해 철학자 강신주가 불러들인 철학자는 스피노자다.
소리로 읽는 세상 배명진·김명숙 지음, 김영사 펴냄 소리 박사 배명진 교수가 소리와 관련된 경제, 범죄, 음악, 건강, 과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소리가 범죄 분석에 쓰인 얘기가 재미있다. ‘보성 어부 살인사건’과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에서 소리 분석이 어떻게 진범을 가리는 데 유용했는지를 알려준다.
똑같이 다르다 김성희 그림, 사계절 펴냄 용산 참사와 철거민 문제를 다룬 〈내가 살던 용산〉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공동 작업하고,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문제를 다룬 〈먼지 없는 방〉을 그린 르포 만화가 김성희 작가가 이번에는 장애인 문제를 비정규직 노동자의 시선으로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