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갈 때도 시를 쓸 수 있어?”
  • 시사IN 편집국
  • 호수 324
  • 승인 2013.12.0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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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김정후 지음, 돌베개 펴냄

유럽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산업시설을 문화시설로 바꾼 곳을 자주 보게 된다. 도심 재생 프로젝트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당장 당인리발전소(현 서울화력발전소)를 지하로 이동하면서 발전소 설비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리 중이다. 여기에 귀감이 될 만한 사례가 담긴 책이 나왔다.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인 김정후 박사가 유럽의 발전소 변화 현장을 꼼꼼히 답사하고 책으로 냈다.
영국 현대미술의 성지가 된 테이트모던 현대미술관은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다. 일본 나오시마와 이누지마의 제련소는 이제 생태적인 예술 명소가 되었다. 발전소가 미술관이 되고, 슬럼가가 문화예술 지구로 변모할 수 있게 만든 힘은 무엇일까? 저자는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 주목해야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암스테르담의 베스터 가스공장을 문화공원으로 바꾼 힘은 ‘끈기’였다는 것을 환기한다.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오래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시선이다. 저자는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그런 새로운 시선이 나온다고 말한다.


무제 시편
고은 지음, 창비 펴냄

올해로 등단 55년째인 고은은 현역 시인이다. 2년 전 <내 변방은 어디 갔나>와 <상화 시편: 행성의 사랑>을 동시에 펴낸 그가 이번에는 607편의 시가 담긴 1016쪽짜리 시집을 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반년 만에, 이탈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과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이 시들을 써냈다는 사실이다.
서문에서 시인은 “‘죽을 때도, 죽어갈 때도 시를 쓸 수 있어?’라고 내가 나에게 묻는다면 즉각적으로 이렇게 답할 것이다. ‘쓸 수 있다. 쓸 수 없다면 죽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정녕 이렇다면 시는 죽음 앞에서, 죽음 속에서 시이다. 궁극도 근원도 굳이 필요 없다”라고 말하며 강한 창작 의지를 드러냈다.
이 열정적인 현역 청년 시인에게 문학평론가 최원식 교수는 추천사에서 “찰나에서 찰나로 미끄러지는 죽음의 시편이요, 그 찰나 찰나가 해탈의 이행의 되는 초월의 시편이다. 자유, 대자유, 마침내 자유조차 잊는 그런 자유함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 시집을 읽으면 고은 시인을 안도현 시인이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여전히 청춘으로 사는 귀신’이라고 말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18 그리고 19
이창곤·한귀영 엮음, 도서출판 밈 펴냄

진보개혁 진영의 관점에서 18대 대선을 성찰했다. 19대 대선에 대한 조언이기도 하다. 왜 가난한 이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했는지, 안철수 캠페인의 한계와 진보 정당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한 답이 담겼다. 유권자 지형을 분석하고, 전략과 정책도 살펴봤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강신주 지음, 민음사 펴냄

팟캐스트와 대중적 글쓰기를 통해가장 뜨거운 인문학 강사로 부상한 철학자 강신주가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풀었다. 그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자기 감정의 주인으로 살라고 충고한다. 내면의 여행을 위해 철학자 강신주가 불러들인 철학자는 스피노자다.


소리로 읽는 세상
배명진·김명숙 지음, 김영사 펴냄

소리 박사 배명진 교수가 소리와 관련된 경제, 범죄, 음악, 건강, 과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소리가 범죄 분석에 쓰인 얘기가 재미있다. ‘보성 어부 살인사건’과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에서 소리 분석이 어떻게 진범을 가리는 데 유용했는지를 알려준다.


똑같이 다르다
김성희 그림, 사계절 펴냄

용산 참사와 철거민 문제를 다룬 <내가 살던 용산>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공동 작업하고,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문제를 다룬 <먼지 없는 방>을 그린 르포 만화가 김성희 작가가 이번에는 장애인 문제를 비정규직 노동자의 시선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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